메니에르병

입력 2016-08-24 04:55:02

눈이 빙빙 귀가 먹먹…놔두면 청력 잃을 수도

메니에르병은 심한 어지러움과 청력 저하, 귀울림 등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환자를 진료 중인 배창훈 영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영남대병원 제공
메니에르병은 심한 어지러움과 청력 저하, 귀울림 등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환자를 진료 중인 배창훈 영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영남대병원 제공

주부 송모(41) 씨는 얼마 전 높은 산에 오른 것처럼 귀가 먹먹한 증상에 시달렸다. 마치 널찍한 강의실 안에 있는 것처럼 소리가 울렸고, 청력도 크게 떨어졌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가라앉았다가도 며칠 뒤 재발하길 반복했다. 참다못해 병원을 찾은 송 씨는 '메니에르병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메니에르병은 급성 현기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내이 질환이다. 눈이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러움과 청력 저하, 귀울림, 귀가 꽉 찬 듯한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귓속 달팽이관과 세반고리관을 채우고 있는 내림프액의 흐름이 방해를 받거나 지나치게 많아지는 게 원인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30, 40대가 주로 겪는 점도 특징이다.

◆메니에르병의 원인과 유병률

메니에르병이 발병하면 먼저 청력이 떨어진다. 특히 발병 초기에는 청력 감퇴가 유일한 증상이어서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진행 초기에는 저주파수 음역부터 청력이 떨어지지만, 점차 병이 진행되면서 고음역에서도 청력이 떨어진다. 또 한쪽 귀에서만 난청이 생겼다가 병이 진행되면서 10~45%의 환자들은 양쪽 귀 모두 먹먹하고 청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첫 발작 이후 발생한 청력 저하는 대부분 회복되고, 반복적으로 발작이 생겨도 청력은 어느 정도 돌아온다.

메니에르병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보통 몇 분에서 몇 시간 동안 지속된다. 만약 어지럼증이 몇 초 안에 사라지거나 며칠 간 이어진다면 메니에르병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다만 처음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24시간 이상 어지럼증이 지속될 수 있고, 한번 어지럼증을 경험하면 불안감과 함께 균형감각에 이상을 느껴 수일간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귀울림도 메니에르병 환자의 90%가 호소하는 전형적인 증상이다. 귀울림은 어지럼증이 사라지고 청력이 되돌아와도 오랫동안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메스꺼움과 구토를 동반하는 자율신경계 자극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철저한 저염식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

메니에르병은 우선 문진을 통해 청력감소와 귀울림,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병력을 확인한다. 또 청력검사와 전정기능 검사, 영상검사 등 각종 검사를 통해 메니에르병의 특징을 확인하고 유사한 다른 질환을 배제하게 된다.

치료는 청력 및 균형감각의 손상 여부에 따라 크게 비파괴적 요법과 파괴적 요법으로 구분해 치료한다. 비파괴적 요법에는 약물치료와 압력치료, 내림프낭감압술 등이 있다. 파괴적 요법에는 이독성 약물의 고실내 주입술, 전정신경절제술, 미로절제술 등이 적용된다. 치료 방법은 병의 중증도와 증상의 정도, 기저질환 등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한다.

메니에르병은 식습관이나 스트레스,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메니에르병을 예방하려면 염분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보통 하루 1g 정도로 염분 섭취를 제한하는 저염식이 권장된다. 또 술이나 커피, 담배, 스트레스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도움된다.

배창훈 영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메니에르병은 진단까지 많은 검사와 시간이 필요하고 치료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며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적절한 치료와 재활만 꾸준하게 이뤄지면 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배창훈 영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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