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영 사드와 '외로운 싸움', 두문불출 최경환 목소리 없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태와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을 두고 정국(政局)이 격랑 치고 있다. 성주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대구경북은 물론 배치 자체를 놓고 찬'반 논란에다 국회동의 절차 요구 등 여야의 정쟁 산물로 확산되고 있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진퇴를 놓고도 당'청 대립이 확산일로다.
우 수석과 성주 사드 배치는 박근혜 정권의 심장부인 대구경북의 핵심 현안이기도 하지만 지역 중진 의원들의 자세는 '열중쉬어'다. 각종 현안에 원론적 입장만 밝힌 채 거리를 두면서 'TK 정치권'의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의 성주 사드 배치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정부의 반대편에서 '국회비준'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일 성주 사드 배치반대 투쟁 위원회를 방문한 김 의원은 "정기국회가 열리면 국회서 사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며 "국내 사드 배치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차원인지, 한국의 안보보안 차원인지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2005년 폴란드가 의회 활동을 통해 사드 도입을 철회시킨 경험이 있다. 우리도 폴란드 의회가 어떠한 근거를 통해 그렇게 했는지 역량을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반면 새누리당 중진의원들은 아예 정부 눈치를 보는 데 급급하다.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이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들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려하더라도 지역 현안, 지역민심 보듬기에는 '모로쇠'다. 성주 사드 배치와 관련, 새누리당 TK 중진들은 정부의 설명 부족을 탓할 뿐 사실상 수용입장을 밝혔다. 성주 군민들의 반대에는 '선(先) 납득, 후(後) 배치' '적절한 보상' 등의 요구 목소리만 낸 채 '어서 넘어가자'는 분위기다.
최경환 의원은 총선 책임론에 휩싸여 '두문불출'(杜門不出)하면서 지역 현안에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고 사드 배치론자인 유승민 의원은 그간 수도권 방어가 불가능하다며 영남지역 배치 반대 논리를 제시해 왔지만 지난달, "사드 배치는 군사적으로 고려할 문제다.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면 수도권 상당 부분 보호가 안 되는 것이 분명하다. 정부와 주한미군이 군사적 문제와 외교적 문제까지 고려해서 사드 배치 결정했고 충분한 설명을 하면 납득하고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지난 8'9전당대회 당권주자로 나섰던 주호영 의원 역시, 사드 재배치에 반대입장을 나타내며 갈등 해결책으로 '충분한 납득 후 배치'라는 특별할 것 없는 입장만 표명했다.
그러는 사이 정치권에서는 해당 지역구인 이완영 의원의 '외로운 싸움'으로까지 치부하고 있다.
선거 때면 '대구와 경북은 하나다'를 외치면서도 정작 불어닥친 지역 현안에 있어서는 모래처럼 흩어지고, 뒤돌아서 계산기를 두드리며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하는 TK정치권 모습에 '소신'을 발견할 수 없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문제도 야당이 사퇴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스스로 물러나는 게 맞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지만, TK 중진들은 입을 닫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은 우 수석 거취를 둘러싸고 범친박계인 정진석 원내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친박 핵심 이정현 대표가 이견을 표출하면서 내분에 휩싸이고 있다.
그나마 유승민 의원은 22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서 우 수석 거취와 관련, "이번 일을 우 수석 개인의 문제로 생각해야지 정권 전체 문제로 확대해석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민정수석이라는 현직을 유지하며 수사를 받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국민들이 생각할 수 있다. 억울한 측면이 있어도 과감하게 정리하고 박근혜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국가 미래를 위한 개혁 과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22일 대구의 초선 의원 5명은 오찬 회동을 하며 지역 현안에 대해 소극적인 점을 반성했다. 이들은 "지역 현안에 대한 논의를 자주 이어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의원들은 매달 첫째 주 월요일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자신의 지역구뿐만 아니라 대구 곳곳의 현안을 논의하고 힘을 모아 대처해나가자며 결의해, 중진들을 머쓱하게 했다. 한 의원은 "대구의원 전체 모임이 있으나 각자 일정 등으로 원만히 진행되지 않아 일단 초선들끼리라도 뭉치자는 데 합의를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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