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민 기자의 올라! 리우] 리우에서 바라본 평창 동계올림픽

입력 2016-08-22 04:55:02

'리우' 욕 먹는 거 봤지? '완벽 준비' 평창으로!

브라질 리우의 명물인 코르코바두 산의 예수상 아래에서 포즈를 취한 채정민 기자.
브라질 리우의 명물인 코르코바두 산의 예수상 아래에서 포즈를 취한 채정민 기자.

8월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2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애초 지카 바이러스 창궐, 불안한 치안 등으로 말미암아 올림픽이 제대로 치러질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그럭저럭 순항한 셈이다. 이번 대회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데 우리에게 여러 가지 교훈을 남겼다.

◆부족한 준비, 미숙한 운영

리우 올림픽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올림픽이었다. 언론인이 묵는 숙소 '미디어 빌리지'는 물론 선수촌인 '올림픽 빌리지'의 시설은 부실투성이였다. 화장실 물이 역류한다거나 세면대가 내려앉는 것은 예삿일이었다.

경기 운영도 미숙했다. 다이빙 경기가 열린 마리아 렌크 아쿠아틱 센터 물이 갑자기 파란색에서 녹색으로 변해버린 것이 대표적 사례. 리우올림픽조직위원회는 수질 검사 결과 선수들의 건강에 유해하지 않다고 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급히 물을 교체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수영장 관리인이 소독용 과산화수소를 너무 많이 넣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다 대회 전부터 지적받은 치안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문제는 크게 나오지 않았으나 군과 경찰 8만5천여 명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는데도 사건'사고가 속출했다. 길을 잃고 파벨라(브라질의 빈민촌)에 들어간 군인이 갱단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가 하면 선수단, 언론 관계자, 관광객 등 리우를 찾은 외지인들이 노상강도를 당하는 일이 잦았다.

◆리우를 거울 삼아 평창 준비해야

올림픽 준비가 부실하다는 지적은 대회 전부터 나왔고,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개최지 브라질은 개선 노력 없이 '괜찮다', '문제없다'는 말만 반복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노심초사하며 속을 태웠다. 이번 올림픽은 예상대로 엉성하게 치러졌다.

2018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에 적지 않은 인력을 파견했다. IOC의 옵서버 프로그램(분야별로 대회 운영 과정에 직접 참여, 전문 지식을 경험하고 습득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다. 선수촌과 수송, 숙박, 의무 등 35개 부서에서 71명의 임직원이 리우에 머물면서 대회 운영 노하우를 습득했다. 이미 평창을 두고 일부 경기장 시설의 안전성, 적자 운영 문제 등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기에 리우의 사례를 더욱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

다만 시설과 대회 운영에는 전력을 기울이되 실속은 제대로 챙겼으면 좋겠다. 각국 언론과 선수단이 이용하는 미디어센터, 경기장 등 올림픽 관련 시설 내 음식과 음료 등의 가격은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곳보다 서너 배 비쌌다. 숙박 시설 이용료도 내부 설비를 고려하면 비싸긴 마찬가지.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는 게 한국인의 문화이지만 올림픽을 치르는 데 엄청난 혈세가 투입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역시 좀 더 현실적이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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