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여성 첫 메달 안긴 18세 '태권 낭자' 제누린

입력 2016-08-19 16:03:18

종교적 율법에 따라 여성의 사회 활동을 엄격히 제한하는 이란에서 최초의 여성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18세 '태권 낭자' 키미아 알리자데 제누린이다.

알리자데는 19일 리우 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니키타 글라스노비치(스웨덴)를 5대1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알리자데는 이란이 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1948년 런던 대회 이후 이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다.

알리자데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머리에 히잡을 두르고 그 위에 헤드기어를 쓴 채 경기를 뛰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로는 여자 선수들을 올림픽에 거의 출전시키지 않았다. 양궁의 리다 파리만이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여성으로는 처음 출전했을 정도다.

이란에서 여성은 남성이 뛰는 그 어떤 경기도 관람할 수 없다. 알리자데는 동메달이 확정된 뒤 "이란 여성으로 첫 번째 올림픽 메달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땄는데 그것 역시 첫 번째 메달이었다"면서 "이란 여성으로 첫 번째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돼 정말 기쁘다"고 가슴 벅차했다.

이란 여성 첫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까지 된 알리자데는 "이란의 여성들을 위해 기쁘다"면서 "더 많은 여성이 올림픽에 더 많이 참가해서 더 많은 메달을 땄으면 좋겠다. 금메달도 따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나는 이 메달의 영광을 이란의 여성들에게 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이날 경기를 직접 지켜본 세예드 모하마드 풀라드가 이란태권도협회장은 "너무 기쁘다"면서 "이런 일을 태권도가 시작해 더욱 기쁘다"고 알리자데만큼 감격스러워했다.

이란은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 여자 양궁 선수 자하라 네마티(31)에게 기수를 맡겼다. 이란 역사상 올림픽 여성 기수도 처음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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