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우병우, 결국 검찰 수사 받는다

입력 2016-08-19 04:55:06

이석수 특별감찰관 수사 의뢰…청와대 당혹감 속 침묵 유지

박근혜 대통령의 절대 신임을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친정인 검찰의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18일 우 수석 아들의 이른바 '의무경찰 꽃보직 전출' 논란에 대해선 직권남용 혐의를, 아내 명의의 가족기업 정강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선 횡령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여론의 질타에도 '우병우 구하기'에 공을 들였던 박 대통령으로선 마뜩지 않은 감찰결과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직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청사를 들락거릴 경우 정권과 검찰 후배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우 수석이 적당한 때에 일신상의 이유 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감찰결과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이 특별수사관이 특별감찰 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정황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국면전환을 시도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감찰 내용이 구체적으로 유출됐는지이고 만약에 유출됐다면 중대한 사안이자 국기 문란"이라며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해서 유출됐다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권은 우 수석의 비리혐의가 드러난 만큼 우 수석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야권은 우 수석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국회 운영위원회로 불러 사임을 권고하거나 특별검사에게 수사를 맡기겠다고 벼르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특별감찰관의 활동을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결단과 우 수석의 사퇴가 해결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당혹감 속에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했다. 청와대는 이 특별감찰관의 우 수석 수사 의뢰에 대해 공식반응을 내지 않았으나 내부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들이 흘러나왔다. 다른 관계자는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로 수사 의뢰까지 할 줄은 몰랐다. 구체적인 내용을 모른다"고 말했다.

특별감찰관의 수사 의뢰로 우 수석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고, 사정 라인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이 검찰에 출석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청와대의 부담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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