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속으로] 대학가 40대 변태 아저씨

입력 2016-08-18 04:55:02

승합차 타고 학교 돌아다니면서 '성적 유혹' 지나가는 여학생 극도의 불안감 느껴

"학교 근처에 변태가 돌아다녀요."

최근 대구 모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상한 남성(?) 관련 제보로 뜨거웠다.

한 여대생이 "지난 2일 아침에 학교 정문 쪽으로 가는데 어떤 남자가 차에서 길을 물어 다가가니 '10만원을 줄 테니 자기랑 해달라'고 해 너무 기분이 나쁘고 무서웠다"며 "은색 봉고차를 타고 다니고,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아저씨를 조심하라"는 글을 올린 뒤부터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비슷한 제보가 이어졌다. "교내 말고 학교 바깥으로 봉고차를 타고 다니면서 여학생들에게 말을 거는 변태가 돌아다니고 있다"거나 "오전 11시쯤 동문 근처를 지나가다가 만났는데 음란행위도 하는 것 같았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학생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들어가 CCTV 등을 분석, 지난 14일 피의자 권모(48) 씨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에서 권 씨는 혼자 살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껴 여자를 한 번 만나보려는 생각에 이런 짓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권 씨를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항목을 적용해 즉결심판에 넘겼다.

하지만 학생들은 처벌이 약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피해 학생은 "당일 나를 비롯한 여러 학생이 느꼈을 극도의 불안감을 생각하면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바바리맨'처럼 중요 부위를 드러낸 것은 아니므로 공연음란죄를 적용할 수도 없었다. 다만 범칙금 통고처분이 아닌 좀 더 강한 즉결심판으로 처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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