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 빛나는 실버] 장호병 대구문인협회장

입력 2016-08-18 04:55:02

2016 대구문학제에서 장호병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아래 원안 장호병 회장.
2016 대구문학제에서 장호병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아래 원안 장호병 회장.

'너는 또 다른 나/ 너와 나/ 그 경계가 모호해졌다// 조명받는 너를 보면 나인 듯하고/ 어깨 처진 너를 봐도 나인 듯하다// 너와 나는 이미 우리가 되어 한 우리 속에 있다'(장호병 시)

장호병(65'대구 중구 명륜로) 선생은 현재 대구문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2015년 제12대 대구문인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모든 단체가 그러하듯이 막상 일을 하다 보면 내리막보다는 오르막이 많아 보인다. '대구문인협회를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장 회장의 의지는 굳건하며 임기가 끝나도 그 마음은 변함없으리라고 본다.

장 회장은 '시사랑'을 창립, 1997년부터 시낭송회를 개최했다. 시사랑 운동은 전국적으로 불이 지펴져 곳곳에 비슷한 모임이 생겨났다. 2006년에는 종합문예지 계간 '문장'을 발행하였고 대구교육대학에서 '수필과 지성 창작아카데미'를 개설하여 현재 600여 명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숨이 붙어 있는 사람들은 온몸으로 글을 씁니다. 어떤 렌즈로 세상을 보는가에 따라 우리가 조우하는 삶의 가치나 의미가 다를 뿐입니다. 삶은 우리 앞에 해석을 기다리고 있는 카오스입니다. 로고스는 작가가 자신의 렌즈로 고유하게 세상을 해석한 의미이지요. 하여 작가의 삶은 문학에 투영되고, 문학 역시 삶에 반영되는 것이지요."

가끔 지인들이 답답한 가슴을 토로하면 장 회장은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얘기한다. "삶이란 소가 외나무다리를 건너듯 조심조심 나아가야 합니다. 너를 나로 만들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 나는 나, 너는 너였기에 신선하지 않았습니까. 주위를 둘러보면 다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어느 한 쪽이, 혹은 서로 희생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할 뿐입니다. 서로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평화는 서로 다름을 존중할 때 옵니다."

장 회장은 대구예술공로상, 대구수필문학상, 대구문학상을 수상하였고 대구수필가협회 회장과 육군3사관학교 외래교수, 대구과학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웃는 연습' '하프플라워' '실키의 어느 하루' 외 다수의 작품집이 있으며 영문 에세이집 'Half Flower'와 평론집 '로고스&카오스', 창작이론서 '글, 맛있게 쓰기' 등을 펴냈다.

장 회장은 늘 동분서주한다. 시민과 함께하는 2016년 대구문학제를 '한여름 밤, 문학으로 通(통)하자'라는 주제로 7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었고 제25회 '글과 그림전'은 14일에 막을 내렸다. 27일은 '수필과 지성 여름문학제'가 잡혀 있고 9월부터는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21기 개강을 앞두고 있다.

어떤 오해나 부당한 처우를 억지로 밝히거나 해명하지 마라.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게 된다며 조용하게 말하는 장 회장은 내면에 향기를 품은 사람이다. 항상 '생각하는 것'보다 '느끼는 것'으로 가르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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