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민 기자의 올라! 리우] 불안해서…메달 딴 양궁선수 귀국길

입력 2016-08-16 05:00:01

강도·총격전 등 브라질 치안 불안…양궁 대표 "안전 최우선" 짐 꾸려

브라질 리우 삼보드로모 인근의 빈민가 입구.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브라질 리우 삼보드로모 인근의 빈민가 입구.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최근 브라질 리우의 한 빈민가에서 총격을 받은 군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브라질 경찰이 인력을 대거 동원, 이 지역 입구에서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이 소식을 보도한 현지 TV 뉴스 화면 캡처.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최근 브라질 리우의 한 빈민가에서 총격을 받은 군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브라질 경찰이 인력을 대거 동원, 이 지역 입구에서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이 소식을 보도한 현지 TV 뉴스 화면 캡처.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올림픽 취재로 브라질 리우 현지에 있다가 보니 외교부로부터 수시로 문자 메시지가 날아온다. '리우 내 강력범죄 빈발 단독 외출 야간 외출 자제 빈민촌(파벨라) 방문 절대금지!'라는 내용이다. 지카 바이러스와 함께 치안 문제는 브라질 당국과 올림픽조직위원회를 골치 아프게 하는 문제다.

브라질은 올림픽을 맞아 8만5천여 명의 경찰과 군 병력을 리우에 투입, 치안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크고 작은 강력 범죄가 잇따라 불안감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범죄 대상은 내'외국인은 물론 경계를 펴는 현지 군과 경찰도 가리지 않는다.

최근 호주 조정 국가대표팀 코치 2명이 이파네마 해변에서 칼을 든 10대 강도 무리를 만나 지갑과 휴대전화, 옷 등을 빼앗겼다. 3일엔 스웨덴 여행객 3명이 빈민가를 찾았다가 갱단의 공격을 받았고, 포르투갈 교육부 장관이 6일 강도를 당하기도 했다. 7일 데오도루 승마 경기장 미디어센터에 총격이 가해지기도 했다. 최근엔 쇼핑몰에서 한국인 일행을 안내하던 교민 가이드가 강도를 당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 리우 교민은 "거리를 배회하는 빈민가 10대 청소년은 언제 강'절도범으로 돌변할지 모르니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빈민가의 10대들은 경찰에 잡힌다 해도 두려워하지 않아 무모할 정도로 과감하다는 것이다. 미성년자라 처벌이 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거리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란다.

12일에는 리우 북부 콤플레수 두 마레 지역의 빈민가(파벨라)에서 브라질 군인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10일 갈레앙 국제공항으로 가려다 길을 잃어 이곳으로 들어온 차량에 총알이 날아들었고, 이 차에 탔던 군인이 머리에 총을 맞아 끝내 숨을 거뒀다. 이 지역은 치안 공백 상태로 갱단에 의해 질서가 유지되는 곳. 현장에 있던 경찰 3명 중 2명은 무사했고 1명은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브라질 당국이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 지역의 고속도로 통행을 막고 총격을 가한 갱단을 잡기 위해 군과 경찰을 투입한 것이다. 갈레앙 국제공항과 바하 올림픽파크를 잇는 고속도로 통행을 금지하는 등 장갑차와 중화기를 동원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치안은 불안하고, 강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도 현지에 남아 다른 선수들을 응원하던 전례를 깨고 귀국한다. 문형철 양궁 대표팀 총감독은 "관광도 좋고, 응원도 좋지만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바로 귀국길에 오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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