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 하지만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대회에서 만나면 한 핏줄임을 강조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정정당당히 승부를 겨룬다.
한국과 북한의 국기가 나란히 하늘 위로 펼쳐진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사격 50m 권총 결선 시상식은 남북의 선수들이 친분을 쌓고 '호형호제'하는 뜻깊은 현장이 됐다. 올림픽 개인 종목 3연패를 달성한 진종오(37·KT)가 동메달을 딴 김성국 선수와 나란히 시상대에 올랏다. 진종오는 "시상식에서 김성국에게 '너 앞으로 형 보면 친한척 해라'고 말해줬다"며 "동생이 하나 생긴 격"이라고 웃었다.
이런 그의 말에 김성국 역시 통일을 암시하는 발언을 해 관심을 모았다. 김성국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제가 오늘 3등을 했는데 참 아쉽다"며 "1등이 남조선, 2등이 베트남, 3등이 우리인데, 우리 하나가 돼서 메달을 따면, 앞으로 통일이 되면 1등과 3등이 조선의 것으로 하나의 조선에서 더 큰 메달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진종오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선수이기 때문에 저의 적수라고도 말할 수 있다. 앞으로 대상을 진종오 선수로 놓고 힘차게 달려서 꼭 우승하겠다"고 다짐을 덧붙였다.
[사진설명 :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뒤 열린 시상식에서 금메달의 진정오와 은메달을 차지한 베트남의 호앙 쑨 빈, 동메달을 차지한 북한의 김성국이 나란히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구나 진종오 선수는 워낙 오랜 세월 세계를 무대로 선수로 활약하다보니 북한의 또 다른 사격 스타 김정수(39)와도 친분이 깊다. 진종오는 "사격장에서 만난 북한의 김정수(39)가 나보고 '너 왜 10m 권총은 그렇게 못 쐈느냐'라며 핀잔을 줬다"면서 "내가 '형도 못 쐈잖아요'했더니 자기는 나이가 많아서 그렇다고 하길래 '형만 나이 먹었나요. 나랑 두 살 밖에 차이 안나요'라는 농담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김정수는 진종오보다 2살 많은 북한 사격의 베테랑으로 인민체육인 칭호까지 받은 스타다.
11일 오후 10시 31분 이번 대회 첫 남북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여자 양궁 개인전 16강은 결국 장혜진의 승리로 돌아갔고, 장혜진은 이 기세를 몰아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장혜진은 서로 긴장을 풀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북한 선수단에 셀카를 제안했지만, 강은주는 끝내 뒷모습만 보였다.
북한 감독은 처음에는 "(사진을) 못 찍습니다"라고 거절하다 옆에만 서 있으라고 요청하자 그제야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봤다. 하지만 북한의 강은주는 "저는 못 봅니다"라고 답하며 끝내 돌아보지 않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진설명 : 리우올림픽 양궁 첫 남북대결을 앞둔 한국의 장혜진과 한승훈 코치가 11일(한국시간) 북한 감독·선수와 '셀카'를 찍고 있다. 북한 강은주는 끝내 카메라를 쳐다보지 않았다. 한승훈 코치 제공] ]
올림픽 개막 후 한국 여자체조대표팀 이은주(17·강원체고)와 북한의 홍은정(27)이 함께 찍은 사진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상당한 화제를 불러모았다. 두 선수는 지난 8일(한국시간) 리우 올림픽 아레나에서다정한 포즈로 셀카를 촬영해 눈길을 끌었다.
이 모습을 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각국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위대한 몸짓이었다"면서 "운 좋게도 리우 올림픽에서 이런 몸짓을 꽤 볼 수 있었다"고 흐뭇해했다.
미국 정치학자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도 트위터를 통해 "이것이 우리가 올림픽을 하는 이유"라고 글을 남겼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도 이들의 셀카를 보도하면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남북 스포츠 선수단이 (화합을 통해) 전세계에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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