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큰 친박 "민심 반영된 것"…씁쓸한 비박 "혁신 보여줘야"

입력 2016-08-11 05:20:05

이정현號에 계파별 기류 엇갈려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당 대표가 10일 오전 참배를 하기 위해 서울 동작구 현충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당 대표가 10일 오전 참배를 하기 위해 서울 동작구 현충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서 유일 친박(친박근혜)계였던 이정현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계파별로 당내 기류가 엇갈리고 있다.

친박계는 이 대표가 당권경쟁에서 승리한 것을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자평하면서 향후 당 운영과 당'청관계 등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특히 비박(비박근혜)계의 무리한 단일화 시도가 친박 세(勢)를 결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비박계는 대외적으로는 새로 출범한 '이정현호(號)'의 출범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속으로는 당권뿐만 아니라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세가 밀린 데 대한 당혹감이 역력했다.

충청권 친박계 정우택 의원은 10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표가 앞섰다"면서 "남은 기간 박근혜정부가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무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친박계 4선인 홍문종 의원은 앞서 비박계 단일후보를 공개 지지한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결과적으로 민심 설득에 실패한 점을 꼬집었다.

홍 의원은 이날 비박계 단일후보 1명이 친박 또는 중립성향 후보 3명을 이기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비박계를 통해 당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그런 것들이 잘 먹혀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른바 대권주자라는 그분들은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박계 중진들은 '이정현 당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만 하루도 안 된 만큼 공개적인 우려를 자제하면서 대외적으로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차기 대권후보로 점쳐지는 비박계 4선 유승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지도부에 대해 "새 지도부가 지금 국민이 당에 대해 실망하는 부분에 대해 좀 잘해주기를 기대하는, 그런 마음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당혹감과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비박계 3선 의원은 "평상시라면 보수정당에서 첫 호남 출신 당 대표 배출이 높게 평가받을 일이지만 지금은 잘됐다고만 평가하기에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최고위원이 친박계에 치우친 데 대해선 "정치적 무게감이 있는 사람이 당 대표 선거에만 출마하니 결과적으로는 최고위원의 중량감이 떨어지게 돼 대표-최고위원 분리선출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이 대표가 박 대통령의 복심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의 혁신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 말했다.

또 다른 비박계 3선 의원도 "주호영 후보가 사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방하면서 분위기가 좋았지만 결국 친박계 세에 밀리고 말았다"면서 "일단은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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