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체조 선수 추소비티나 2008년 獨 귀화후 은메달 선사
'여성은 약할지 몰라도 어머니는 강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모이는 올림픽은 치열한 무대다. 그만큼 많은 시간을 훈련에 할애해야 하지만 자녀를 둔 여성 선수들에겐 녹록지 않은 일이다. 리우 올림픽에선 다양한 사연을 지닌 '엄마' 선수들이 출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여자 체조의 옥산나 추소비티나(41'우즈베키스탄)는 이번 올림픽이 7번째 무대다. 우즈베키스탄 대표였던 그는 2008년 독일 선수로 올림픽에 참가했다. 아들 알리샤의 백혈병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독일로 이주, 국적을 바꿔 현역 생활을 이어간 것이다.
독일에 은메달을 선사한 그는 아들의 병이 낫자 다시 조국 우즈베키스탄 소속으로 올림픽에 나섰다. 추소비티나는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체조뿐이었다"며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8일 동메달을 목에 건 한국 여자 역도 대표팀의 윤진희(30)도 4살과 2살 난 딸들을 둔 엄마 선수다. 역시 역도 국가대표인 남편 원정식은 고양시청, 윤진희는 경북개발공사 소속이어서 외박을 나갈 때나 원주에 있는 아이들을 함께 만난다. 윤진희는 "훈련도 버겁지만 아이들을 자주 보지 못한다는 게 많이 힘들었다"며 "그래도 아이들을 떨어뜨리고 올림픽에 참가한 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었다"고 했다.
모성애가 강한 것은 젊은 엄마라고 다르지 않다. 조지아의 체조 트램폴린 대표 루바 골로비나(26)는 1년 8개월 된 아들 알렉산더를 친정어머니에게 맡겨 두고 올림픽에 나섰다. 골로비나는 "훈련 캠프 내내 아들과 함께했다. 이제 한 달가량 아들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 언제나 옆에 있던 아들이 너무 보고 싶다"며 "전화도 할 수 없다. 내가 전화하면 아들이 울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게 너무 힘들다"고 했다.
여자 사격 공기권총 10m, 권총 25m에 출전한 니노 살루크바체(47'조지아)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살루크바체는 19세 때인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이 그의 8번째 올림픽이다. 특히 이번 대회가 그에게 뜻깊은 것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같은 대회에 아들(소트네 마차바리아니'18)과 함께 나서는 선수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마차바리아니는 남자 공기권총 10m와 50m 종목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올림픽에 나선 모자의 마음은 '살짝' 다른 것 같다. 마차바리아니는 "내 꿈은 올림픽이 끝난 뒤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것이다. 리우는 매우 '쿨'한 도시라고 생각한다. 엄마도 허락해주실 것"이라며 "엄마는 19세에 첫 메달을 땄는데 난 아직 18세밖에 안됐다"고 웃었다. 살루크바체는 "내가 선수촌에선 엄마지만 사대 앞에서는 아들의 코치이자 멘토다"며 "아들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내가 더 긴장되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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