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몰아쳐도, 바닥이 흔들려도…10점 쏠 수 있는 원동력은 '평정심'
우리나라의 금맥은 역시 양궁이다.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양궁 경기에서는 기본적으로 화살이 중력의 영향을 받아 포물선을 그리기 때문에 최대한 강한 힘으로 시위를 당기는 게 중요하다. 남자는 50파운드, 여자는 40파운드 내외의 힘으로 시위를 당긴다.
또 화살은 물고기가 헤엄치듯이 좌우로 진동을 반복하면서 날아간다. 시위를 떠난 화살촉 부분은 무거워 관성이 커지면서 원래의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며 화살의 꼬리부분으로 전달된 힘은 편향되면서 탄성체인 샤프트가 휘어지고 변형돼 좌우로 물고기가 헤엄치는 듯한 '궁사의 패러독스'가 발생한다. 포물선과 좌우의 진동을 최소화하거나 이러한 현상을 적절하게 고려한 선수의 컨트롤 능력이 경기력을 결정한다.
양궁 선수들은 슈팅 직전의 조준을 잘하기 위한 화살을 당기는 드로잉, 시위를 당겨 입술 아래 턱 부위에 고정하는 앵커링, 과녁을 바라보고 조준하는 에이밍 등 세 단계를 거치며 집중한다.
우리나라는 단계별로 집중력을 높이는 다양한 과학적 훈련을 도입, 세계 최강의 수준을 유지해 왔다. 선수들이 활을 쏠 때 바닥을 흔들리게 해 선수가 얼마나 중심을 잘 잡는지를 측정하거나 비바람이 치는 날 연습경기, 소음이 많은 야구장 훈련 등으로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였다.
양궁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적의 심리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입된 것이 '뉴로피드백 시스템'이다. 두피에 특수 장치를 부착한 선수들이 자신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몰입하면 뉴로피드백 시스템이 선수의 심리 상태를 분석해 화면에 표시해 준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어떤 상황에서 안정적인 뇌파가 나오고 어떤 때에 긴장된 뇌파가 나오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정리된 심리 데이터를 선수에게 전달, 스스로 뇌파를 컨트롤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유도하고 있다. 자신의 의지로 긍정적인 뇌파를 생성해 불안감을 떨쳐내고 집중력을 높이도록 했다.
양궁에서 널리 이용되는 심상 훈련(Image training)은 심상을 통해 자신의 과거 긍정적 경험을 재창조하고 더 나은 동작을 위해 정신적으로 준비하고 새로운 기술을 그려보는 것이다. 심상 훈련 과정에는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모든 감각이 동원된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미국 대표선수 94%가 심상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심상 훈련은 운동 기술의 학습과정에서 높은 효과를 내며 부상에서 회복하거나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도 더욱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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