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팀 이길 때마다…예·적금 금리가 '쑥쑥'

입력 2016-08-09 05:00:02

금융권 '올림픽 응원' 마케팅 잇따라

'오 필승 코리아' 휴가철과 올림픽을 맞아 금융권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 중이다.

휴가철인 데다 올림픽까지…. 자칫 재테크에 소홀해지기 쉬운 때다. 그러나 은행권이 휴가와 올림픽과 관련된 예'적금을 출시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는 등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재테크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잘만 챙기면 즐거운 휴가와 금리가 높은 예'적금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대표팀 승리할수록 우대 금리

은행권의 올림픽 마케팅은 예전과 달리 저조한 편이다. 이미 많은 수신예금이 유입된 데다 IOC 측 규제 강화로 공식 후원 기업이 아니면 '올림픽'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꼼꼼히 찾아보면 관련 상품을 접할 수 있다. 일부 은행은 올림픽과 연계한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고 한국 대표팀이 선전할 경우 우대금리를 주고 있다. 하나은행은 축구 대표팀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부여하는 '오! 필승 코리아 적금'정기예금 2016'을 출시했다. 8강 진출 시 0.1%포인트(p), 4강 진출 시 0.2%p, 결승 진출 시 0.3%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다른 은행들도 브라질로 응원을 떠나는 고객이나 여름휴가철을 공략하기 위해 환율 우대 등의 마케팅에 나섰다. 올림픽 열기 속에서 각종 이벤트를 벌이는 은행들도 있다. KB국민은행은 9월 13일까지 3개월간 환전 고객을 대상으로 환율 우대 및 해외여행 상품권 등 경품을 제공하는 'KB Cool~寒(쿨한) 환전 이벤트'를 실시한다. KB 네트워크 환전 서비스(KB 외화 기프티콘 포함)와 외화 ATM 기기를 이용해 외화 현찰을 사는 개인고객에게 최대 80% 환율 우대 혜택과 KB 기프트카드 5만원권(30명)을 추첨으로 증정한다. 우리은행도 8월 말까지 최대 75% 환율 우대와 여행 관련 할인 쿠폰 및 경품 등을 제공하는 '서머스토리 환전 페스티벌'을 펼친다. 환전 금액에 따라 주요 통화(미 달러화, 일본 엔화, 유로화)는 최대 75%, 기타 통화는 35% 환율을 우대받을 수 있다. 미화 100달러 상당액 이상 환전하고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에 가입하는 경우 환율 우대에 추가로 여행자보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야구팬들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야구가 열리지 않지만 한국시리즈 선전을 기원할 수 있다. DGB대구은행(은행장 박인규)은 대구 연고지인 프로 야구팀 삼성 라이온즈의 2016 한국시리즈 선전을 기원하고, 지역민과 함께 연고팀을 응원하기 위해 '최강삼성 V9 예'적금'을 판매 중이다. 거래 실적 및 삼성 라이온즈의 성적에 따라 다양한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대 0.25%p의 우대금리를 챙길 수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이 휴가철을 맞아 선보이는 각종 공짜 서비스도 서머테크족의 체크 상황이다. 먼저 휴가철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하는 고객들을 위한 대여금고 서비스를 들 수 있다. 대구은행의 경우 휴가 기간 중 귀중품을 일시 보관하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1개월간 금고를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올림픽 관련주 들썩

주식 투자자라면 올림픽 수혜주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괜찮다. 이번 올림픽 기간에는 전통적인 스포츠 이벤트 수혜주로 꼽히는 음식료, 미디어, 전기전자 업종이 일부 실적 상승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리우 올림픽은 브라질 월드컵과 달리 배구, 수영, 리듬체조, 골프 등이 시청 가능한 시간에 열리는 만큼 한국 선수들의 성적에 따라 관련 산업 매출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경기를 보기 위해 TV를 구입하고, 맥주와 음료수'치킨'간식 등의 소비도 동시에 늘어나는 만큼 관련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역대 올림픽 기간을 살펴봐도 그렇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코스피는 5.6% 올랐지만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는 각각 7.5%, 6.8%, 9.8% 상승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실제 수혜주도 등장하고 있다.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한 달 새 8%가량 올랐다. 지난 1일에는 156만8천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제일기획은 5% 이상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소속 및 후원 선수가 대거 출전하는 KB금융도 8% 정도 상승했다. 브라질 관련 펀드 수익률도 치솟고 있다. 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11개 브라질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27일 기준)은 44.2%로 지역별 펀드 중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다만, 국내 증시의 올림픽 수혜가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대구지점 정연준 부지점장은 "브라질은 한국과 12시간 시차가 난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한국 경기가 새벽에 열렸고 성적도 좋지 않아 관련 기업이 월드컵 특수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 묻지마식 투자는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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