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치솟는데…올림픽 투자로 재정 파탄" 확성기·피켓 들고 1만 명 가까이 시위 행진
5일(현지시간) 오후 2시 무렵. 리우 올림픽 개막을 몇 시간 앞둔 가운데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리우의 명소 코파카바나 해변 앞 도로를 점령했다. 확성기를 통해 격정적인 목소리로 연설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깃발을 흔들거나 현수막, 피켓을 든 이들이 도로를 행진했다. AFP통신 등은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3천여 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지켜보니 어림잡아도 1만 명은 넘어 보였다. 시위 행렬도 1㎞ 남짓 이어졌다.
리우의 한 교민은 브라질에서 이 정도 규모의 시위대가 거리행진을 벌이는 건 아주 드문 일이라고 했다. 낙천적인 사람들이라 이렇게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FORA TEMER('테메르 퇴출)라 적힌 종이를 치켜들고 이를 외쳤다. 미세유 테메르는 브라질의 부통령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테메르는 탄핵 심판이 개시된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와 마찬가지로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 여러 명이 함께 든 현수막에는 'WE WANT TEMER OUT AND OUR RIGHT! WE DO NOT WANT OLYMPICS!'라고 쓰여 있었다.
이처럼 이례적인 시위가 벌어진 것은 국내 정치 상황이 불안하고 경제가 침체한 가운데 올림픽이 열려 시민들의 부담만 더 커졌다는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시위에 참가한 구스타보 구에스 씨는 "물가는 치솟고 올림픽 관련 투자로 인해 재정이 파탄 난 데다 교통 통제 등으로 일상생활까지 불편하니 시민들이 들고일어난 것"이라며 "정부도 부패했으니 시민들이 기댈 곳이 없다. 도대체 누굴 위한 올림픽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오후 5시 마우아 항구 인근에 자리한 플라시우마 광장의 모습은 대조적이었다. 잔디가 깔린 곳엔 가족, 친구들과 둘러앉은 현지인들이 음료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광장 한쪽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에선 끊임없이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왔고, 그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이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이들 중에는 전 세계에서 온 선수단과 체육단체 관계자, 취재진 등 AD 카드를 목에 건 이들도 적지 않았다. 올림픽 반대 시위가 일어난 코파카바나 해변에선 AD 카드를 목에 걸다 보니 눈치가 보였는데 이곳에서 마주친 현지인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반겼다. 이래저래 매끄럽지 못한 올림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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