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섹시한 열정의 무대'…2016 리우 올림픽 개막식

입력 2016-08-06 10:41:12

5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개막식에서 리오의 알파벳 모양의 불꽃이 터지고 있다.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개막식에서 리오의 알파벳 모양의 불꽃이 터지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 120년 역사상 처음으로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새로운 세상'이라는 주제로 막을 열었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브라질의 역사와 문화, 자연보호 메시지를 담은 화려한 공연이 약 4시간가량 이어졌다.

6일 오전 8시(한국시간) 마라카낭 주 경기장에서 화려한 불꽃과 함께 성대하게 시작된 '2016 리우올림픽' 개막식은 브라질 영화 '시티 오브 갓'을 제작한 영화감독인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와 다니엘라 토마스가 연출을 맡았다. 브라질 원주민들의 삶을 시작으로 슬럼가인 파벨라에 사람들의 생활까지 개최국의 역사와 일상이 고스란히 표출됐다.

개막식은 리우 시민의 일상을 보여주는 오프닝 영상으로 시작됐다. 항공에서 촬영된 개막 영상은 리우 곳곳에서 축구, 수영, 등반, 달리기, 싸이클 등 스포츠를 즐기는 시민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고 있었다.

화면이 바뀌며 네모난 모양의 은박지 천을 들고 서 있는 무용수들이 주경기장에 등장했다. 기하학 문양의 천은 리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 문양을 표현한 것이다.

브라질 국기가 게양되고 국가가 연주된 이후에는 브라질의 역사와 문화를 나타내는 공연이 펼쳐졌다. 아마존 원주민으로 분장한 무용수들이 포르투갈 침략 이전 아마존 원주민들의 삶을 표현한 데 이어 이어 포르투갈의 침략, 아프리카 노예들이 이주, 아랍인과 아시아인의 이주 등 그들의 역사를 퍼포먼스를 통해 풀어냈다.

가수 다니엘 조빔이 리우의 유명 지역인 이파네마를 배경으로 한 보사노바 '더 걸 프럼 이파네마'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사이 브라질의 유명 모델인 지젤 번천이 주경기장을 가로지르며 워킹을 선보이는 무대도 있었다. 이날 그는 리우올림픽 개막식에서 절개 스타일의 은빛 드레스를 입고 등장, 당당한 캣워크로 시선을 끌었다.

브라질 슬럼가인 파벨라의 일상과 힙합 등 현대 대중문화를 보여주는 공연도 이어졌다. 자연 파괴를 경고하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공연은 마무리됐다.

이번 개막식은 브라질의 경기 침체로 인해 당초 예산의 절반에 가까운 5천590만달러(약 623억원)로 치러내야 했다.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베이징올림픽의 20분의 1 수준인데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 비해서도 12분의 1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개막식은 돈이 많이 드는 구조물 대신 은박지나 고무줄, 영상 등을 활용해 저렴하면서도 효율적인 공연으로 연출될 수 밖에 없었다. 메이렐레스 감독은 개막식이 열리기에 앞서 "다른 올림픽들이 세상을 향해 '나'를 외쳤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 하겠다"며 "비싼 특수효과는 쓰지 않고도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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