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공군기지)와 통합이전하는 대구공항 규모에 대해 대구시와 정부의 입장이 아주 다른 것 같다. 대구시는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대비해 현 대구공항보다 규모를 키운 거점 공항 건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지금과 비슷한 규모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대구시가 신공항 건설에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현재와 같은 시골 공항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의 입장은 국방부가 지난달 28일 발주한 '통합이전 후보지 조사 연구용역' 제안 요청서를 통해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이전하는 민간공항의 부지와 주요 시설(여객터미널, 계류장, 주차장 등)을 현재와 같은 규모로 설정해 연구용역을 맡긴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확장성이나 발전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공항을 이전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대구공항의 여객터미널 시설 용량은 연간 375만 명에 불과해 2040년에 예상되는 연간 수송 인원 500만 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의 활주로 길이(2천750m)와 비슷하게 건설하면 중'장거리 노선 취항이 불가능해져 공항 이전 효과는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신공항 규모에 대해 낙담할 상황은 아니다. 정부가 국방부의 용역 발주를 입지 선정을 위한 과정일 뿐이라고 밝히고 있는 만큼, 신공항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문제는 정부와의 협상력을 발휘해야 할 대구시의 자세다. 과거처럼 안이하고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거나 정부에 질질 끌려가선 안 된다. 대구시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시민의 염원을 해결할 책임이 있다.
권영진 시장은 제대로 된 신공항 건설을 위해 정치 생명을 걸 필요가 있다. 권 시장은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이 일부 있는 만큼, 신공항 규모를 키우는데 모든 것을 내던질 각오를 해야 한다. 대구에서 공항 문제만한 관심사는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시정의 최우선 현안을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면 시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대구의 100년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마음으로 거점 공항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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