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치를 넘는 수은이 검출된 포항 형산강 재첩이 한 달 넘게 아무런 제재 없이 계속 유통된 데 대해 소비자 분노가 커지고 있다. 포항시는 중금속 오염 조사 결과를 받고도 신속히 원인 규명이나 실태조사 등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미적댔다. 고작 '재첩 채취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만 내걸고는 아예 손을 놓은 것이다. 포항시의 이런 행태는 시민과 국민 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무사안일, 무감각 행정 그 자체다.
형산강 재첩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수은이 검출된 것은 지난 6월 21일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에서다. 달성군 농협하나로유통에서 판매 중인 재첩을 수거해 중금속 검사를 한 결과 허용 기준치인 ㎏당 0.5㎎을 넘는 0.75㎎의 수은이 검출된 것이다.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은 이 검사 결과를 즉각 포항시에 통보했다.
하지만 포항시는 한 달이 넘도록 대책 마련 등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야당 지역위원회가 보다 못해 재첩 오염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자 시는 섬안큰다리 부근 등 3곳의 강바닥 모래 시료를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보내 검사를 의뢰하는 등 뒤늦게 부산을 떨었다.
형산강에서 채취하는 재첩은 한 해 10t이 넘는다. 중간 수집상의 손을 거쳐 전국의 농협하나로마트 등에서 소비자에게 최종 판매된다. 문제는 형산강 재첩에서 언제부터 기준치를 초과한 수은이 검출됐는지, 오염 재첩이 얼마만큼 유통됐는지 파악하기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포항시는 "형산강 오염 등 문제가 불거졌다면 사전 검사를 했을 것"이라며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았다. 그동안 사전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포항시의 해명에서 수은에 오염된 재첩 채취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형산강 수질도 상당기간 오염이 진행됐을 가능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기준치를 넘는 수은이 검출돼도 까맣게 모르고 있는 것도 모자라 후속 조치도 게을리한 포항시의 무책임 행정에서 과연 50만 시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기관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공단 배수정화시설을 잘 갖춰 검사 필요성을 못 느꼈다느니, 업무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 됐다느니 등 얼토당토않은 변명을 생각하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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