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에서 전쟁도 슬픔도 없겠지요, 희망 뿐"

입력 2016-08-03 17:09:14

시리아 출신 수영 대표 마르디니

"내전으로 인해 꿈을 잃어버린 많은 이들이 우리로 인해 꿈을 되찾고 그 꿈을 이루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난민팀 소속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시리아 출신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18)의 소망이다. 마르디니는 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난민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번 대회에는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난민팀이 구성됐다. 남수단 출신 육상 선수 5명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온 유도 선수 2명, 시리아 출신 수영 선수 2명, 에티오피아 출신 육상 선수 1명 등 10명이다.

시리아의 촉망받는 수영 선수였던 마르디니는 지난해 8월 내전에 짓밟힌 고향 다마스쿠스를 떠나야 했다.

새 삶을 찾아 레바논과 터키를 거쳐 그리스로 향하던 도중 에게해를 건널 때 배에 물이 차 소형보트가 가라앉을 뻔한 위기에 처했다. 마르디니는 바다에 뛰어들었고, 3시간 30분가량 소형보트를 몸으로 밀어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 도착했다.

이후 독일 베를린에 정착한 뒤 올림픽 출전 기회까지 얻게 된 마르디니는 "개회식 스타디움에 발을 디딘다면 나를 포함한 전 세계 모든 난민이 생각날 것 같다"며 "우리가 대표하는 모든 사람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숨을 걸면서까지 시리아를 떠난 배경에 대해서는 "내전으로 인해 정상적인 삶도 어려웠지만, 미래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전쟁에는 미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국의 국기 대신 오륜기를 가슴에 달고 올림픽 무대에 나서지만, 마르디니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마르디니는 "우리는 서로 언어도 다르고 출신 국가도 다르지만, 오륜기 아래에서 하나로 뭉쳤다"며 "전 세계 난민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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