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지수 83.49, 더워서 "욱"…불쾌범죄 주의보

입력 2016-08-03 05:00:11

사소한 시비가 폭행으로 번져…7,8월 사건 뱔생 1년 중 최다

'짜증 나서 그냥.'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사소한 일이 폭행 사건으로 번지는 '불쾌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달서구 송현동 한 술집 앞 골목을 걷던 황모(42) 씨는 뒤따르던 고급 외제차가 경적을 울리자 욱하는 마음에 운전자 김모(47) 씨를 차량에 내리게 한 뒤 얼굴에 침을 뱉고 팔꿈치로 얼굴을 때렸다. 황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유치장에 입감됐다. 지난달 15일 두류공원에서는 담배를 빌려달라는 말에 "왜 반말을 하냐"며 최모(52) 씨와 박모(64) 씨가 상호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공동생활을 하는 병원에서 열대야로 인한 폭행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달 2일 오전 2시 50분쯤 달서구에 있는 한 병원에서는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이모(45) 씨가 같은 호실에서 생활하는 박모(41) 씨를 때려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들은 "불쾌지수가 높은 7, 8월에는 사소한 일로 인한 폭력 사건이 증가하는 경향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폭행 등 강력범죄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7, 8월이 1년 중 가장 높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폭력 중 7월과 8월에 발생한 사건은 2천683건으로, 1월과 2월(1천945건)보다 37.9%나 증가했다.

여름철에 자주 언급되는 불쾌지수는 기온과 습도의 조합으로 사람이 느끼는 온도를 표현한 것. 온습도지수(THI)라고도 한다. 기온과 습도를 계산해 80 이상이면 '매우 높음', 75~80 미만이면 '높음', 68~75 미만이면 '보통', 68 미만이면 '낮음' 단계로 구성된다.

기상청은 불쾌지수가 80 이상이면 '대부분의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지난달 31일처럼 기온이 36℃ 이상인 가운데 소나기가 내려 습도가 60% 이상 올라갈 경우 불쾌지수가 83.49까지 치솟는다.

윤우석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여름철에는 야외 활동이 많은데다 더위에 지쳐 사소한 일에도 갈등 상황이 증가하게 된다. 공공장소를 이용할 때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삼가고 피서지를 방문할 때는 음주를 자제하는 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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