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후광' 업고 급속 성장, 아들 업체에 회삿돈 대출 펑펑, 경영 어려워 매물로
"오너 아들이 영일기업을 담보로 수십억원의 대출을 받아 다른 사업을 창업할 때 이미 기업에 망조가 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포스코 외주파트너사(이하 외주사) 영일기업이 경기침체에다 비윤리 경영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임금체불이 발생하는 등 기업 운영이 파행을 겪고 있다.
영일기업은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그러나 규모가 커 선뜻 인수에 나서는 업체가 없다. 외주사는 세습이 안 된다는 포스코 방침에 따라 회사 규모까지 크게 축소되면서, 지난 3월엔 사업장 분리가 돼 300명의 직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다른 회사로 떠났다.
포스코 외주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대우가 좋다는 영일기업이 급속히 추락한 원인과 관련, 창업주 가족들의 욕심 때문이라는 주장이 내'외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와 철강관리공단, 영일기업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철강 제품 운송 전문업체로 1985년 출발한 영일기업은 정봉화(육군사관학교 졸업) 창업주의 육사 선배인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도움으로 성장을 거듭한 회사다.
지금까지 영일기업은 연간 37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에다 관계사(영일정비) 매출까지 덤으로 받쳐주면서 직원들의 복지센터를 따로 건립해 운영할 정도로 재무 상태가 좋았다.
그러나 창업주 아들이 전무로 취임한 2014년부터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다. 철강경기 침체에 따른 포스코의 위축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영일기업 외 다른 투자가 많았던 것이 쇠락의 가장 큰 이유라고 내'외부에서는 입을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창업주 아들이 운영하고 있는 된장 제조업체. 직원들은 2009년 문을 연 된장 제조업체에 들어간 회삿돈이 대출을 포함해 어림잡아 70억~8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억여원의 적자가 나긴 했지만, 30년 넘게 흑자를 지켜오던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직원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진다. 또 창업주가 무리하게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기 위해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고 세습경영을 이어가려 하던 중 포스코가 이를 제지하면서 회사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직원들 급여도 제때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회사 이미지를 위해 수천만원의 기부금을 낸 것도 '창업주 가족들의 생색 내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달 급여도 포스코에 선정산을 요구해 치렀다. 포스코는 영일기업 창업주 가족들이 다른 투자를 못 하도록 직원 급여에만 써야 한다는 조건으로 돈을 지불했다.
포스코의 다른 외주사 한 관계자는 "포스코 외주사라는 특성을 잊고 다른 업에 집중하다 보니 회사가 어려워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영일기업 경영진 측은 "회사가 어려워진 것은 2014년 포스코가 4조 2교대로 근무제를 바꾸면서 신규 인원을 많이 채용한 데 따른 것이다. 된장 제조업체 경영을 위해 영일기업을 통해 대출받은 돈(26억원)이 있지만 추가로 투자된 자금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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