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발' 얼마나 크면…새누리 텃밭서 환영받은 野

입력 2016-08-02 05:20:01

박지원 비대위원장, 정부 비판…성주 군민 연신 박수와 환호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김항곤 성주군수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김항곤 성주군수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국방부가 지난달 13일 군민들에게 전자파가 안전하다고 설명한 내용이 담긴 사진. 이 책자는 7월 15일 인쇄, 7월 17일 발행하기로 돼 있으며, 전자파 측정은 7월 14일 했다고 표기돼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방부가 지난달 13일 군민들에게 전자파가 안전하다고 설명한 내용이 담긴 사진. 이 책자는 7월 15일 인쇄, 7월 17일 발행하기로 돼 있으며, 전자파 측정은 7월 14일 했다고 표기돼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정부가 앞뒤 안 맞는 측정치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1일 이뤄진 국민의당과 정의당 지도부의 성주 방문에 성주 군민들은 환호했다. 군민들은 "푹푹 찌는 날씨에 한줄기 소낙비처럼 청량감이 들었다"며 연신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지난달 26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지도부들이 왔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오후 1시쯤 성산포대에 도착했다. 박 위원장 일행은 포대까지 올라가지는 않고 포대 입구까지만 간 뒤 곧장 군청으로 향했다.

이들 일행을 태운 대형 버스 2대가 오후 1시 40분쯤 군청에 들어서자 군민들은 평화깃발을 흔들며 환호했다. 갑자기 바람과 함께 폭우가 쏟아졌지만 군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버스가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안내했다.

일부 군민들은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박 위원장 일행은 군청 내 창문 너머로 성산포대 위치를 물어보고 "이렇게 가까이 있느냐"며 놀라기도 했다.

군청 1층 대강당에 모인 성주 사드 배치 철회 투쟁위원회와 군민 등 200여 명은 박 위원장 일행이 질의응답하는 동안 여러 차례 박수를 보냈다.

박 위원장은 "국민 53%가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사드 배치 철회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전당대회가 끝나면 사드 배치 철회를 당론으로 채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지난달 13일 군민들이 국방부를 항의 방문했는데, 국방부 측은 '같은 달 14일 사드 레이더와 유사한(그린파인, 패트리어트) 레이더에 대한 인원 통제 구역 내 전자파 강도 측정 결과 인체 보호기준의 3∼5% 수준으로 낮게 측정됐다'고 설명했다"면서 "사드 배치 결정 다음 날 전자파 강도를 측정해 놓고 어떻게 하루 전에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정동영 국회의원도 "박근혜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을 하는 순간 미국 및 중국과의 균형외교는 깨졌다. 사드 배치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성주 군민의 목소리가 대한민국 국민의 목소리"라고 주장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상대로 하루아침에 일방적으로 이렇게 엄청난 결정을 했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성주는 시들어가고 있다"며 "성주가 최악지인데도 최적지로 발표해 국책사업 혼란을 초래한 국방부에 대해 국회가 청문회 및 특위를 구성해 진상을 철저하게 밝히고 엄중하게 문책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국방부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여건이 조성되면 성주에 내려갈 것"이라고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 정례브리핑을 통해 1일 밝혔지만, 투쟁위 관계자는 "국방부 장관이 사드 배치 철회 카드를 들고 오지 않는 한, 우리와의 관계가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아무런 준비 없는 국방부의 방문은 이제 더 이상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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