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번째 열린 '2016대구치맥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끝났다. 닷새동안 대구 인구 절반에 가까운 110만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고 하니, 단순히 '대성공'이란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환상적인 축제가 됐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의 밤을 더 뜨겁게 달군 이 행사는 대구의 인지도를 높여준 여름축제로 자리 잡았다.
그렇지만 일부 시민이 보여준 무질서한 행동은 성공적인 축제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에 충분했다. 행사장인 두류공원 일대는 심각한 교통체증은 물론이고, 도로'주택가에 불법주차한 차량, 행사장에 진입하려는 오토바이로 인해 홍역을 앓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행사장 가까이에 자신의 차량을 아무렇게나 주차하려는 얌체족도 많았다. 일부 시민은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 행사장에서 버젓이 흡연을 하는 등 볼썽사나운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오후 10시 행사가 끝나면 두류공원 중앙무대 공연장 주변과 두류야구장 관람석 곳곳에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쓰레기와 오물이 널려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시민들이 먹고 버린 치킨 포장 상자, 일회용 컵 등을 치우느라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주최 측이 쓰레기통을 많이 비치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자신이 먹은 것을 치우고 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척 아쉬웠다.
일부 시민들의 일탈 행위이긴 하지만, 이는 치맥축제와 대구의 이미지를 심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해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데도,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올해 외국 관광객이 7만 명이나 찾아왔다고 하는데, 이들이 행사장의 쓰레기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대구시는 치맥축제의 외형적인 성공만 자랑하지 말고, 시민의식의 계도 및 홍보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외국 관광객과 외지인들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캠페인을 벌이고 기본예절을 숙지시킬 필요가 있다. 함께 즐기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양보는 기본이다. 시민들이 예절 바른 모습을 보여줘야 외지인이 기꺼운 마음으로 대구를 찾을 것이다. 내년 치맥축제는 대구시민의 성숙한 의식을 보여주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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