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사드에 실망한 7만3257표, 주호영에 몰릴까

입력 2016-08-01 05:00:00

새누리 全大 선거운동 돌입…TK 후보들의 승부처는

31일 오후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대표 경선에 나선 이정현, 이주영, 정병국, 주호영, 한선교 후보(왼쪽부터 기호순)가 지지를 호소하며 연설하고 있다. 2016.7.31 /연합뉴스
31일 오후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대표 경선에 나선 이정현, 이주영, 정병국, 주호영, 한선교 후보(왼쪽부터 기호순)가 지지를 호소하며 연설하고 있다. 2016.7.31 /연합뉴스

31일부터 새누리당의 8'9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대구경북(TK)에서는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이 당대표에 도전장을 던졌고, 최고위원에는 비박계인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과 친박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이 출마했다. 친박'비박 주자 모두 당 혁신과 화합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TK 후보들의 승부처와 지도부 입성전략을 살펴보자.

당대표 레이스는 5파전이다. 친박계는 이주영'이정현'한선교 의원이, 비박계에선 주호영 의원과 정병국 의원이 뛰고 있다. 이번 당권경쟁도 어느 정도 지역 구도로 흘러갈 것이라는 게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TK는 주호영 의원, 부산경남(PK)은 이주영 의원, 서울경기는 정병국·한선교 의원, 호남은 이정현 의원이 우세를 점할 분위기다.

각 후보가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영남권이다. 총 선거인단(34만7천506명) 중 대구경북(7만3천257명'21%)과 부산울산경남(8만4천202명'24%)을 합한 경상도 선거인단이 15만7천459명으로 전체의 45%다. 서울경기인천의 선거인단은 12만860명(34%), 대전세종충청과 광주전라 지역은 각각 3만4천656명과 9천501명으로 전체의 9.9%와 2.7%에 불과하다.

주호영 의원은 TK 표심의 향배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선거인단 숫자는 TK가 PK에 비해 적지만 PK는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부산에는 비박계 대표인 김무성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많은데 1인1표인 당대표 선출에서 친박계 이주영(창원 마산합포) 의원이 PK에 지역구를 뒀다는 이유만으로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반면 TK는 주호영 의원 혼자 지역에서 도전장을 내밀었고,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실망감을 드러내는 당원들이 많아 비박계 TK 주자에게 표가 몰리지 않겠냐는 예측이 나온다. 또 2년 전 전대에서 경북 투표율이 39.7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것을 고려하면 주호영 의원은 TK 표를 등에 업지 않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또 주호영 의원은 중립'반(反) 친박 성향의 당원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하고, 전체 유권자의 21%에 달하는 TK 표를 한데 모아야 한다. 또 당내 소장파 원조격인 '남원정' 출신인 비박계 정병국 의원이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도움을 등에 업고 비박계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은 주 의원에게 불리한 요소다.

주 의원은 혁신을 원하는 당원들에게 계파에서 자유로운 당 대표를 뽑아 당을 재건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 정권 창출의 선봉장이었던 TK가 정치력을 키우려면 지역 출신이 지도부에 입성해야 한다며 TK 당원들의 마음을 붙잡으려 애쓰고 있다. 주 의원 측은 "계파에 치우치지 않는 인물이 당 대표로 나서서 계파 갈등으로 엉망이 된 당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출직 4명을 뽑는 최고위원 출마자는 총 8명이다. 조원진'정용기'함진규'이장우'강석호 의원과 정문헌 전 의원, 이은재'최연혜 의원이 여성 몫인 최고위원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강석호 의원은 김무성 조직을 바탕으로 비박계 표를 쓸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 후보(여성 제외) 중 이장우'조원진'함진규 의원은 친박 주류, 정용기 의원은 범친박, 강 의원과 정문헌 전 의원은 비박계다. 강 의원은 최근 친박계에서 '당 대표는 비박계, 최고위원은 모두 친박계'라는 주장이 나온 것을 문제 삼으며 당 혁신과 재건을 바라는 당원의 올바른 투표를 강조하고 있다. 그가 전국적 조직을 가진 김무성 전 대표의 조직이 가담하면 최고위원 1위도 가능하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친박 색깔이 강한 조원진 의원은 TK에서 얼마나 표를 얻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총선 공천과 최근 잇따른 정부 정책으로 반친박 정서가 강해진 TK에서 토라진 당원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 하지만 조 의원은 전국적으로 친박계의 조직적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최고위원은 1인2표여서 TK 유권자들이 '우리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후보에게 한 표씩 나눠줄 가능성도 있어 당선권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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