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29일 "더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며 "여러분께서 저에게 필요한 용기를 주셨다. 그 용기를 국민에게 꿈과 희망으로 되돌려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는 손 전 고문의 '하산'(下山)이 임박한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정계복귀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손 전 고문의 복귀가 현실화될 경우 정치권내 새판짜기 움직임과 맞물려 지형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된다. 손 전 고문에게 러브콜을 보내온 더민주나 국민의당 모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전남 해남군 해남문화원에서 문화예술계 지지자들이 주최한 '손학규와 함께 저녁이 있는 문화한마당'을 찾아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때는 남북 교류와 협력이 통일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었지만, 지금은 사방이 꽉 막혀 우물에 빠진 돼지 형국"이라며 "저는 오늘 여러분 앞에서 이 땅끝 해남에서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다', '물러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인사말 말미에 "여러분이 대변하고자 하는 국민의 간절한 염원과 소망, 오늘 많이 배웠다.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여러분께서 저에게 필요한 용기를 주셨고, 그 용기를 국민에게 꿈과 희망으로 되돌려 드리겠다"고 거듭 밝혔다.
손 전 고문의 발언에 문화예술계 지지자들은 '손학규'를 연호했다.
손 전 고문은 공식적인 정계복귀 선언으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으나, 손 전 고문을 수행한 인사는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수위의 내용"이라며 "조만간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정계복귀의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내용 면에서는 복귀선언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복귀를 기정사실화했고, 또다른 관계자도 "지금까지의 발언 보다는 몇 발 앞으로 더 나아간 것 같다"고 밝혔다.
손 전 고문은 현재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인 '대한민국 개조'에 대한 저서 출판 시점을 기해 복귀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 시기와 관련해선 그동안 더민주의 8·27 전당대회 직후인 '8월말·9월초' 설이 적잖이 제기된 가운데 9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탈고에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돼 복귀 시점은 다소 유동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핵심 관계자는 "책에 대한민국의 현재에 대한 진단과 미래구상에 대한 두가지가 담길 예정으로, 책의 내용이 복귀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9월 중순인 추석 직후에서 9월말 사이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손 전 고문은 복귀선언 후 더민주나 국민의당 등 기성정당과는 거리를 두면서 당분간 외곽행보를 이어가면서 구체적 행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 핵심관계자는 "정당을 통한 우회적 정치 보다는 민생탐방, 강연정치 등을 통해 국민을 직접 상대로 한 정치를 할 것"이라며 "당분간 더민주나 국민의당 등 기성정당에 들어가 같이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치세력화 차원이 아니라 일종의 국민운동체 등의 형태를 통해 움직이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권 일각에서는 손 전 고문의 행보가 전대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자리에는 해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 더민주 김영록 지역위원장 등 지역 정치인과 당권 도전 선언 뒤 호남을 찾은 더민주 이종걸 의원도 찾았다.
손 전 고문은 윤 의원 등 정치인과는 담소를 나누고 짧은 안부만 주고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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