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오면 끝" 참외밭 갈아엎는 성주

입력 2016-07-30 05:00:01

주민들 다시 투쟁분위기

성주 군민들의 사드 배치 철회 운동이 장기전에 접어든 가운데 29일 성주읍 내 한 다세대 주택에 집집마다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성주 군민들의 사드 배치 철회 운동이 장기전에 접어든 가운데 29일 성주읍 내 한 다세대 주택에 집집마다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새누리당 지도부가 '성주안전협의체'를 구성하자며 대화 물꼬를 튼 지 이틀 만에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전제로 한 성주안전협의체 구성"이라며 뻗대기에 나서면서 성주 민심이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성주 사드 배치 철회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는 참외밭 갈아엎기'릴레이 삭발 등 투쟁 강도를 높이기로 해 사드 갈등은 다시 미로 속으로 빠져드는 중이다.

투쟁위와 한국농업경영인 성주군연합회(회장 이임영)는 사드 배치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30일 참외밭을 갈아엎기로 했다.

이날 한농연 회원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트랙터 35대를 동원해 성주읍 성산리 A씨 참외밭 하우스를 뭉개버릴 계획이다.

이임영 회장은 "세계의 명물 성주 참외가 생산되는 청정지역에 전자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성주 참외를 말살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참외밭을 갈아엎는다"고 말했다.

또 투쟁위는 다음 달 15일 광복절에 815명의 군민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삭발식을 성밖숲에서 가질 예정이다. 대규모 삭발식을 통해 사드 배치 철회에 대한 군민들의 결의를 다시 한 번 다진다는 것. 삭발식과 함께 5천여 명이 참가하는 궐기대회도 계획하고 있다.

투쟁위는 사드 배치 철회 궐기대회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29일 사드 배치 반대 연대를 위해 집회가 열리는 진주시청과 부산 쥬디스 백화점 앞, 대구 한일극장 앞 등지에 투쟁위 간부들을 보내 성주 사드 배치의 부당성을 알렸다.

다음 달 3일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박주민'소병훈'김현권'표창원'이상민'안민석 국회의원이 성주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군민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다음 달 5일엔 성주군불교연합회가 평화법회를 개최하고, 7일엔 재구(在邱) 성주향우회 회원 500여 명이 성주 시가지 행진을 벌인 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다. 12일엔 대한노인회 성주군지회 회원 300여 명이 성밖숲에서 사드 배치 철회 궐기대회를 연 뒤 성밖숲을 출발해 경산 2교와 제일약국, 군청 등을 돌아오는 거리행진을 하기로 했다.

노광희 투쟁위 홍보분과 단장은 "군민들 뒤통수만 치고 거짓말만 하는 국방부와는 어떠한 대화도 이제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민들이 똘똘 뭉쳐 사드 배치 철회 때까지 투쟁 강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투쟁위는 29일 국방부를 상대로 사드 배치 후보지 평가표와 시뮬레이션 결과 등의 자료에 대해 정보공개 요청을 했다. 정보공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도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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