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43만 마리 맥주 30만L…폭염 떨친 '대프리카의 밤'

입력 2016-07-27 21:14:03

"작년보다 풍성" 시민들 환호

27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에서 개막한
27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에서 개막한 '2016 대구치맥페스티벌'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치킨을 들고 건배를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2016 대구치맥페스티벌'이 27일 닷새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축제 현장 열기는 '대프리카'의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다.

오후 5시 두류야구장.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되려면 2시간이나 남았지만 수백 명의 시민들이 치킨을 판매 중인 부스를 돌아보는 등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오후 6시가 넘어서자 두류공원 주변 도롯가는 주차된 차들로 가득 찼고, 수천 명의 사람들이 두류야구장을 채웠다. 부스마다 치킨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축제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예년보다 풍성해진 축제 현장을 둘러보느라 더위도 잊은 모습이었다.

올해 축제는 지난해보다 17만 마리 많은 치킨 43만 마리, 맥주 30만ℓ를 준비하고, 두류야구장뿐 아니라 야외음악당 등 두류공원 일대에서 48개 축제 프로그램을 마련해 더욱 풍성해진 축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이재환(31'달서구 상인동) 씨는 "매년 축제를 찾고 있는데 올해는 축제 현장 분위기가 깔끔하고 풍성해진 모습"이라며 "축제가 점점 진화하는 것 같다"고 했다.

국내 최초로 축제 현장에서 생맥주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맥주를 선택하는 즐거움도 더해졌다. 박남일(43'남구 대명동) 씨는 "'치맥'의 한 축이 맥주인데 그동안은 맥주 종류가 적었는데 올해는 다양한 수제 맥주도 맛볼 수 있어서 마치 독일 같은 해외 축제에 온 것 같은 기분"이라고 했다.

치맥페스티벌의 명성답게 전국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물론 해외에서 축제를 찾아온 외국인들도 많았다. 치맥페스티벌을 화면에 담으려고 중국 운남성의 지역 방송사도 대구를 찾았다.

대만에서 치맥페스티벌 때문에 한국에 방문했다는 린한(22) 씨는 "여름철 축제를 알아보다 치맥페스티벌을 알게 됐다. 치킨은 양이 푸짐해서 다 함께 먹기 좋다. 말이 안 통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행사장에 통역자원봉사자가 있어서 축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선양에서 국내 맥주 수입업을 한다는 중국동포 최광운(40) 씨도 "수많은 인파가 모여 즐겁게 먹고 즐기는 모습에 무척 들뜬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웃었다.

오후 7시 30분 개막식이 열리자 현장 분위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비보잉 공연과 걸그룹 씨스타의 무대 등 축제 성공을 바라는 공연이 이어지며 축제 현장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방문객들은 치킨부스 앞에서 치킨을 사기 위해 십여 분을 기다리면서도 연신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부산에서 왔다는 이연주(22) 씨는 "덥기는 덥지만 이런 게 또 축제 아니겠냐"며 "내년에도 또 오고 싶다"고 했다.

한편, 리퍼트 대사 방문 소식에 성주 군민 20여 명이 축제 현장을 찾았지만 돌발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행사장을 찾은 성주 군민 중 1명만 침묵시위를 했고 나머지 군민들은 행사장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NO THADD 국민을 지켜라'라고 쓰여진 티셔츠를 입고 축제 현장에 지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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