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못 만나고 비서관에 전달
모두 엎드려 '사드철회' 낭독
끝내 청와대 정문서 발길 돌려
비서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성주군 유림단체와 김항곤 성주군수가 27일 상소문을 들고 청와대를 찾았지만 결국 청와대 진입은 하지 못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가 성주 군민들의 절규에 대해 철저하게 귀를 막고 있는 것이다.
이날 성주향교와 유림회, 박약회, 담수회, 남'여청년유도회 등 성주 8개 유림단체 회원 130여 명은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소문 봉정식을 가졌다. 청와대 정문 1㎞ 이내에서는 집회를 열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수밖에 없었다.
기자회견은 유림회원들이 청와대를 향해 4배를 한 뒤 윤리선언문 낭독을 시작으로 상소문'사드 배치 규탄 결의문'대국민 호소문 낭독 등 순서로 이어졌다. 상소문과 호소문에는 성주 사드 배치 철회를 염원하는 군민들의 뜻을 담았다.
송정근 성주향교 전교가 상소문을 낭독할 때는 유림회원들이 일제히 부복(고개를 숙이고 엎드림)을 한 채 간절한 마음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청와대에서는 오도성 대통령 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이 기자회견장에 나와 상소문을 직접 받았다.
오 비서관은 "절차를 밟아서 대통령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지만 '반드시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는 확약은 하지 않았다.
유림단체들은 "상소문을 들고 청와대까지 왔는데 1㎞ 내 접근도 못 하고, 대통령도 만날 수 없었다"며 "대통령이 직무유기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김기대 유림회원은 "힘없고 억울한 백성의 한을 풀어주고, 그 마음을 어루만져 달래어 주는 것은 옛날부터 전해오는 나라의 선례이고 나라님의 덕목이다. 특히 사드 배치 결정은 행정절차상 하자가 있고 군민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만큼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경호실 소속으로 청와대 경비를 책임졌던 김항곤 성주군수는 '대통령님 성주에 꼭 오셔야 합니다. 군수를 꼭 만나주십시오'란 피켓을 들고 유림회원들 속에서 1인 침묵시위를 했다.
경찰 출신인 김 군수는 1982년부터 1989년까지 7년 동안 청와대 경호실 소속으로 경비 업무를 맡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경호실 소속으로 청와대 경비를 책임졌던 것. 누구보다 청와대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사람이다.
김항곤 군수는 "청와대 경비를 서고 있는 직원들 가운데 동고동락했던 후배들을 만났지만 더 이상 다가갈 수도 없었다"면서 "군민들의 진심을 대통령이 살펴야 하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꼭 성주를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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