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한 달…하반기 주식시장 전망
영국이 43년 만에 유럽연합(EU)에서 탈퇴(브렉시트)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브렉시트 당시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위기를 겪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은 브렉시트 터널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중이지만 여전히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계(視界) 제로' 상황이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시장이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흐르지만 언제 어떻게 불확실성 리스크가 터질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초저금리시대에 진입했지만 올 하반기 또 한 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느 때보다 신중한 투자접근이 필요하다.
◆브렉시트 중장기 영향'금융시장 안정 찾아가
시장의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브렉시트 결정(6월 23일)에도 불구하고 7월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브렉시트 발생 초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졌던 주된 배경은 영국의 유럽탈퇴가 끝이 아니라 도미노처럼 주변국에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우려였다.
영국발 브렉시트의 부정적인 영향은 단시일 내에 반영될 문제라기보다는 현재로서는 중장기적인 이슈로 부각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브렉시트 이벤트가 단기적으로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의 파산으로 이어지는 금융위기로 볼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도 나온다. 오히려 단기적으론 불안 심리 완화를 위해 각국 정부가 여러 정책을 경쟁적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브렉시트 이후 오히려 EU의 응집력을 높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기준금리 인상을 지연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유럽중앙은행 ECB도 추가 통화 완화를 계획하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적인 움직임을 보여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브렉시트가 기회(?)'사드 영향 예의주시
코스피 지수(KOSPI)는 여러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경제지표 개선을 바탕으로 재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관심 업종으로는 은행, 화장품, IT S/W, 철강 등이 유망해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은 글로벌 경기가 3분기까지는 대체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는 하반기에도 여전히 중요한 변수이다. 유가를 어떻게 전망하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성장률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실적이 긍정적이었다는 평가 속에 KOSPI 예상 밴드는 1,900선을 하단으로 2,100선까지 큰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시장의 안정에는 브렉시트의 영향이 즉각적이고 크지 않으며, 최악의 상황은 면할 것이라는 기대가 기저에 깔려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사드(THAAD) 배치가 결정됨에 따라 중국 정부와 언론은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으며, 향후 중국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요인이다. 경제 보복 가능성 등이 중국에서 언급되고 있어서 향후 주의를 요한다. 중국 정부 및 소비자들의 반한 감정이 확산될 경우 중국 유커 관련주인 화장품'카지노'여행 등에 대한 지속적 체크가 필요해 보인다.
◆배당투자로 불확실성 돌파
하반기에는 배당투자도 눈여겨볼 만하다. 불확실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안전한 배당투자가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대외변수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과 연간기준 실적개선 추이 속에서 주식시장에는 연말까지 불안과 안도가 혼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록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에 대한 2분기 실적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글로벌 수요가 부진하고 공급과잉에 놓인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으로 성장에 대한 확신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 대구지점 황용섭 지점장은 "하반기 시장의 키워드는 배당투자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브렉시트 여파로 하반기 유럽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완화를 추진하는 상황 속에서 저금리 기조에 맞춘 배당투자 전략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과거 한국전력, KT&G 등은 양호한 수익률을 보여주기도 했다.
공모주 펀드도 단기 투자처로는 제격이다. 손쉽게 공모주에 투자할 수 있고, 채권 비중이 70% 수준(공모주 10~30%)으로 높아 다른 펀드보다 안정적이다. 수익률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단기 국공채 펀드나 물가채를 포트폴리오에 넣는 것도 괜찮은 투자방법으로 꼽힌다.
신한금융투자 정연준 대구부지점장은 "하반기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몰려 있어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기 좋은 상황이다. 수익률을 더 높이려면 회사채 등 채권을 투자 대상에 포함시킨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