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한미군, 美 본토 배치가 더 경제적"

입력 2016-07-22 20:39:32

"이제는 글로벌리즘(globalism'세계주의)이 아니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즉 아메리카니즘(Americanism'미국주의)이 우리의 새로운 신조가 될 것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21일(현지시간) 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한 후보수락 연설을 통해 자신의 외교'안보 구상을 이같이 정리했다.

국가 안보나 동맹 방어, 자유무역협정(FTA)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의 이익을 우선에 두겠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제한적 개입주의'와는 차별화된 '신(新)고립주의' 노선이다. 특히 이는 공화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해 온 전통 노선과의 결별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모든 무역협정 재협상"…보호무역 노골화

트럼프는 1997년 이후 미국 제조업 일자리의 3분이 1이 사라졌다며 이를 '빌과 힐러리 클린턴' 탓으로 돌렸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에 서명한 것이 바로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는 특히 "그녀는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지지했고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지지했다"면서 "TPP는 우리의 제조업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미국을 외국 정부의 결정에 종속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아울러 "중국과 그리고 다른 많은 나라와의 끔찍한 무역협정을 완전히 재협상할 것"이라면서 "재협상은 미국을 위해 더 좋은 거래를 끌어내기 위한 나프타 재협상을 포함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협상을 얻지 못하면 협상장을 걸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집권 시 한미FTA를 포함한 모든 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 의지를 밝힌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과 미군철수 가능성 시사…MD 체계-나토 비판

트럼프는 연설에서 "최근 내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테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에 '진부하다'고 말하고, 또 많은 회원국이 자신들의 공정한 몫을 부담하지 않아 미국이 대신 대부분 비용을 부담한다고 말했는데 그 직후 나토는 '테러와 싸우기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발표했다"면서 "이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진정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연설에 앞서 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도 나토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심지어 나토 회원국이 공격받아도 무조건 개입하지는 않겠다고 위협도 했다. 이는 서방의 집단안보체제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다.

그는 특히 인터뷰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동맹에 대해서는 "항상 협상장에서 걸어나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미군 철수도 검토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강하게 시사했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미군을 외국에 주둔시키는 대신 필요하면 미 본토에서 배치하는 방안이 더 경제적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특히 '1953년부터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대가로 평화가 유지되지 않느냐'는 NYT 기자의 반박성 질문에 트럼프는 "한국에서 평화가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북한은 점점 더 미쳐가고 있고, 점점 더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보일러(boiler) 같다"고 받아쳤다.

일본에 미사일 기지가 있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을 쉽게 요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오랫동안 유지해 왔는데 이제는 구식이 됐다"고 말해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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