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부 6개 省 대홍수 75명 사망·실종

입력 2016-07-21 18:56:13

중국이 18년래 최악의 대홍수로 75명이 실종 또는 사망하고 만리장성까지 일부 훼손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는 최근 중국 남부지역의 홍수 피해에 이어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장마 전선은 중국 동북부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그동안 경기 부양에 힘써온 중국 정부로서는 대규모 홍수 피해로 농산물 가격 급등 등이 불가피해 올해 3분기 안정적인 경제 운영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중, 북부지역 폭우 강타…이재민 173만여 명

중국 기상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허베이(河北), 산시(山西), 산둥(山東), 허난(河南), 산시(陝西), 간쑤(甘肅) 등 북방 6개 성(省) 지역에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중국 6개 성의 35개 시 131개 현에서 173만1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13명이 사망, 62명이 실종됐고 6만8천 명이 긴급 대피했다. 가옥 1천200여 채가 침수됐고 농작물 피해만 최소 8억4천위안(한화 1천435억원)에 달했다.

특히 베이징, 허베이, 산시, 허난 지역은 폭우가 쏟아져 많은 농작물이 침수되고 기반 시설이 훼손됐다. 베이징의 경우 가랑비가 지난 19일 저녁부터 폭우로 돌변해 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금지됐고 고속열차 등도 서행을 해야 했다. 베이징시는 2천여 명을 투입해 근교 다리 보수에 나섰으며 지난 20일에는 베이징 터널 등 도로가 1m가량 잠겨 고인 물을 빼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베이징이 이번 폭우로 일부 도심 기능이 마비된 것은 비가 많이 오지 않는 지역이라 배수 시설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갑자기 1년치 폭우에 맞먹는 비가 내리면서 도시 전체가 물난리가 난 셈이다.

중국 인터넷에는 이번 폭우로 베이징 근교에 있는 만리장성의 보호 옹벽 일부가 무너졌다는 등의 소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허베이 한단현 우안시의 경우 24시간 동안 406㎜, 스좌장시는 228.6㎜로 기록적인 폭우가 덮쳤다.

◆폭우로 중국 경제 영향은…전망 엇갈려

중국의 이번 홍수는 가뜩이나 경기부양에 목을 매는 중국 정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홍수 재건 사업 등으로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경기 둔화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폭우가 남부에서 북부 그리고 동북부로 이어지면서 농작물 등의 피해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블룸버그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98년 이래 최악의 홍수로 중국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올해 4분기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봤다.

이 홍수로 3분기 GDP가 0.2%포인트 정도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으며 주로 농업 분야 등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노무라는 홍수 피해 재건 사업으로 중국의 하반기 GDP 성장률이 기존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오양(趙陽)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남부 지방의 홍수 뒤 사회 기반 시설투자와 관련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무라는 사회 기반 시설 투자 효과를 반영해 중국의 3분기와 4분기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의 5.7%와 5.5%에서 각각 6.2%와 6.5%로 수정했다.

자오 이코노미스트는 "홍수 재건 효과는 단기적이며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는 여전히 둔화 압력에 직면해 있다"면서 "경제 성장의 질적인 측면은 악화했으며 장기적인 경기 둔화 압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