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레길에서 배려
등산로에서 일어난 묻지 마 살인 사건 이야기가 TV와 신문에 가득 찰 때 나는 평소와 다름 없이 오봉산으로 산책을 나갔다. 오봉산은 우리 집과 가까이 있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주 찾는 곳이다.
그날도 늦은 오후에 둘레길을 오르고 있는데 저 앞에서 혼자 내려오는 아주머니가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이상하게 보였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다.
저 위에서 또 한 분이 내려오며 멈칫멈칫 하고 있다. 그 순간 생각나는 게 있어 나를 내려다보니 나의 차림새를 보고 놀라는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는 가방을 어깨에 메고 있었는데 없는 손을 감추기 위해 가방 속에 넣고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산길을 내려오는 사람들의 눈에는 가방 속의 손에 뭔가를 감추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둘레길이라 어깨를 스치며 지나야 했기에 얼마나 불편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본의 아니게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했구나 생각하고 용기를 내어 없는 손을 내어 흔들며 올라갔다. 그렇게 올라가니 누구도 나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오늘은 이렇게 한 발 나아가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최동식(대구 북구 옥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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