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빗살은 소의 갈비뼈 사이에 있는 살코기다. 제아무리 한우 꽃등심이라 해도 갈빗살 앞에서는 맥을 못 춘다. '고기는 씹어야 제맛'이라는 말에 딱 맞아떨어지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경상도 갈빗살의 매력은 씹는 맛이다. 갈빗살은 지방이 적고 근육이 많아 식감이 좋은 데다 씹을수록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영주에는 유독 갈빗살만을 고집하는 식당이 많다. 오죽하면 영주시가 '소랑돈이랑'이란 브랜드로 음식 문화의 거리까지 조성했겠는가? 영주한우를 대표하는 최상급 육질과 맛을 자랑하는 갈빗살 원조식당이 바로 '영주축산식육식당'이다.
◆남녀노소 입맛 사로잡은 쫄깃한 그 맛
영주시 영주1동 가톨릭병원 맞은편 골목에 자리 잡은 영주축산식육식당은 양질의 갈빗살과 차돌박이, 우낭탕 등 특색 있는 메뉴로 오래전부터 지역주민들이 자주 찾는 맛집이다. 최근에는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영주를 찾는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져 눈코 뜰 새가 없다. 이곳 식당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33년 된 소문난 맛집이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을 비켜 간 듯 안팎은 깨끗하게 인테리어가 돼 있어 인상적이다. 식당은 군더더기 없는 큼직한 식탁들과 방으로 꾸며져 있다. 홀에 비치된 스테인리스 식탁은 30여 년이 넘었다지만 믿기지 않을 만큼 광택이 나고 있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해 준다. 9년째 이 집만을 고집하는 김미례(47) 영주시청 공보전산실 주임은 "신선한 갈빗살이 찹쌀떡처럼 입안에서 쫀득거리며 살살 녹는 것이 이 집의 맛이다. 무어라 딱 집어 말하기는 그렇지만 하여튼 맛있다"고 갈빗살 예찬론을 펼쳤다.
◆"고기는 우리가 최고"… 대를 이어오는 자존심=영주축산식육식당은 2대째 이어져 오는 장수식당이다. 선친인 고 신윤락 씨는 1970년대 '원 식육점'을 운영하다가 제대로 된 한우전문 식당을 차려보겠다는 생각에서 1984년 9월 21일 현 위치에서 조금 떨어진 분수대 인근에 식당을 오픈했다. 도축장과 식당을 같이 운영했던 선친은 도축장 운영을 포기하고 1989년 현재의 위치로 옮겨 와 100석 규모의 대형 식당을 차렸다. 고급음식점이 없던 시절이라 주민들에게는 파격적이었다. 올해로 33년째를 맞는 이 식당의 장수 비결은 신인식(54) 사장의 고집스러움 때문이다. 고기에 대한 신선도와 고객을 접하는 정성이 33년간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주축산식육식당의 갈빗살은 최고등급(A++)만 사용한다.
신 사장은 "개업 당시에는 등심과 갈빗살을 같이 팔았지만 고객들에게 좀 더 신선하고 질 좋은 고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갈빗살만 판매하게 됐다"는 것.
세월이 지나 신 사장도 6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현재도 고기 손질은 자신이 직접 한다. 고기의 맛은 등급과 신선도도 중요하지만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내 손으로 직접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가만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도마와 칼을 놓지 않는 신 사장의 열정은 2010년 모범음식점(영주시), 2012년 으뜸음식점(경상북도)으로 지정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신 사장은 "아들이 식품영양학과를 다니며 3대째 계승을 준비 중"이라며 "일본의 장인 식당들처럼 우리 가게도 손님들에게 좋은 고기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 대표 식육식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별한 별미 두툼한 차돌박이와 보양식 우낭탕=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창 유행하던 광고카피 중 '남자에게 좋은데 정말 좋은데 무어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라는 카피가 있었다. 영주축산식육식당에도 이 카피에 딱 맞는 음식이 하나 있다. 바로 '우낭탕'이다.
우당탕도 아니고 우낭이라는 단어만으로 고개가 갸웃거려지겠지만 여기서 우낭은 말 그대로 소의 낭심을 말한다. 소의 그곳을 가지고 어떻게 탕(湯)을 만들었을까도 싶지만 예로부터 소의 낭심은 요정 등에서 쓰이던 고급 식재료다. 특히나 현재는 거세된 소의 고기를 특등급으로 치기 때문에 수소가 도축되지 않으면 구하기도 힘든 재료라 맛보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이 식당의 또 다른 메뉴는 차돌박이다. 흔히 우리가 보던 차돌박이는 대패로 썰어 얇게 돌돌 말린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곳의 차돌박이는 깍둑썰어 반듯한 모양새를 자랑한다. 두께부터 남다르다. 이 집의 차돌박이는 불판 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두툼한 고기와 적당한 기름기는 찰떡궁합이어서 고소한 맛을 자아낸다. 다만 여느 차돌박이가 그렇듯이 방심하면 과자처럼 바삭해질 수 있어 구울 때 집중관리가 필수다.
▶메뉴=갈빗살 2만2천원, 차돌박이 2만원, 육회 2만원, 양념불고기 1만1천원. 우낭탕 6천원.
▶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 10시
▶규모=규모 100석
▶주소 및 문의=영주시 번영로 173번길 10. 054)631-1437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