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일 처가의 강남 땅 매매 과정 의혹 등에 대한 정치권의 사퇴요구와 관련해 "정무적으로 책임지라고 했는데 그럴 생각이 없다"며 "모두 내가 모르는 사람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이고, 이런 문제를 갖고 그때마다 공직자가 관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 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법조브로커 이민희씨) 3명 다 모르는 사람들이다. 내가 하지 않는 일에 대해 상식적으로 그런 것(정무적 책임)은 안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검찰 출석 문제와 관련해서도 "부르면 가야지만, (가서 답할 것은) '모른다. 아니다'밖에 없다"면서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권력 금수저 우병우 사단'을 시급히 제거하고 전면개각을 단행해야 레임덕 폭탄을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도 우병우 민정수석에게 사퇴하고 수사를 받는 게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의 도리라고 가세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도 전날 오전 CBS 와의 인터뷰에서 우 수석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처럼 사퇴론이 거세지자 우 수석은 직접 기자들을 찾아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기자들을 찾은 배경에 대해 "이제 제가 한 일을 넘어 가정사라든지 심지어 아들 문제까지 거론되는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 매우 고통스럽다"며 "이제 제가 기자 여러분을 직접 만나 제기된 의혹에 해명할 것은 하고 제 심경도 직접 말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그동안 공직자로서 국민과 대통령을 위해 성실히 최선을 다해 일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모든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일을 계기로 알게 됐다"며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우 수석은 우선 자신의 처가가 진경준 검사장의 주선으로 1,300억 원 규모의 땅을 넥슨에 처분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 땅에 대해 김정주 회장한테 사달라고 한 적 없다"며 "진경준을 통했다는 아예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우 수석은 "(의혹의) 핵심은 제가 땅을 사달라고 했느냐 안 했냐이고 그게 인정 안 되면 그 뒷부분은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일어난 여러 일에 불과한 것"이라며 "진경준을 통해 김 회장한테 부탁한 적도 없고, 다리를 놔줬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남 땅 계약서 작성 당일 본인이 직접 매매현장에 참석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우 수석은 "계약하는 날 장모님이 와달라고 했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나서 살림하던 분이 이 큰 거래를 하는데 불안하다고 와달라고 해서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정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몰래 변론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서는 "정운호와 이민희를 모른다. 만난 적이 없다. 사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수임했다는게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우 수석은 아들의 의무경찰 보직 변경 의혹 보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장으로서 가슴 아픈 부분이다. 유학간 아들이 들어와 군대 가라고 해서 군대간 것이고, 병역의무 이행 중인데 병역을 기피했는가"라면서 "아들 상사를 본 적도, 만난 적도, 전화한 적도 없다. 부탁이고 뭐고 간에 그 사람을 모른다"고 밝혔다.
끝으로 우 수석은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가 없다"며 "중요한 업무가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이니 만날 (해명) 보도자료 쓰는 것은 소모적이다. 제가 좀 정상적으로 대통령을 보좌하고 기본적인 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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