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물리학과 이형철 교수 '사드 유해성' 일문일답

美는 접근금지인데, 정부는 안전하다?

경북대 물리학과 이형철 교수. 김영진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성주 배치 결정으로 성주군은 물론, 국내의 정치'경제'사회 등 전 영역이 요동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북대 물리학과 이형철 교수가 사드 전자파의 안전정과 유해성에 관한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 글을 SNS에 올리면서 지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교수는 글머리에서 "(성주 군민들로부터) 사드의 안전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궁금한 점 몇 가지를 정리했다"면서, "먼저 물리학자(해당 분야의 전문가는 아님)의 건전한 상식을 기반으로 Q&A를 작성했다는 점을 밝힌다"고 적었다.

기자는 이 글을 보고 연락을 취해 18일 칠곡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서 이 교수를 만났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내가 작성한 글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확신한다. (문제가) 있다면 증거를 들이대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사드 레이더의 전자기파는 정말 강력한가?

▶사드 레이더는 1천㎞ 이상의 먼 거리까지 쏘아준 전자기파가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신호로 물체를 감지하는 장비다. 일반적으로 최대 탐지거리의 제곱에 비례하는 전자파를 발생한다. 사드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길기 때문에 강력한 전자기파를 쏘아주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의 주장대로 사드 기지에서 100m 이상 떨어진 장소는 안전지역인가?

▶미군이 사용하고 있는 레이더 관련 교범에 의하면 레이더 전방 100~3천600m 떨어진 장소를 비통제인원 접근금지 구역(Uncontrolled Personnel Keep Out Zone)으로 정하고 있다. 어찌된 일인지 국방부는 이 접근금지 구역을 안전구역이라고 한다. 국방부의 난독증인지 아니면 국민의 안전은 필요 없다는 시각 때문인지 헷갈린다. 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정부의 시각이 여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레이더 기준 상방 5도 이상으로 전자기파가 지향하므로,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 위치한 성주읍은 안전하다는데 사실인가?

▶장거리 탐지용 레이더는 당연히 직진성이 높은 전자기파를 쏘아주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파동은 퍼져나가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서치라이트'나 '스포트라이트'는 한 곳을 집중해서 비추어주지만, 당연히 그 주변도 밝아진다. 따라서 레이더 보다 낮은 곳에 위치한 지역에도 전자기파의 영향은 반드시 생긴다.

하지만 주민에게 어느 정도의 피해를 유발할지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레이더 사양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 구체적 데이터 없이는 논쟁의 대답을 찾을 수는 없다. 성주 군민들이 불안해 한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사드 레이더가 주민들에게 유해하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나?

▶사드의 유해성을 성주 군민들이 입증할 수도 없고, 입증할 필요도 없다. 성주 군민이 자진해서 유치한 군사시설이 아니지 않은가? 사드를 배치하려면, 소유자인 미군이나 아니면 부지를 제공하는 우리 정부가 사드의 무해성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성주 군민들은 하루 이틀만 성주에 머물지 않고 수십 년 이상 살아가게 된다. 정부는 수십 년에 걸쳐 전자기파에 노출되더라도 안전하다는 장기간 안전성도 입증해 내야 한다.

-성주 군민의 사드 배치 반대를 두고 님비현상이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말 님비현상인가?

▶원전 유치 반대나 사드 배치 반대는 과학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분명히 실존하는 사회적 현상이다.

또한 전자기파의 인체 유해성 논란도 해결되지 않은 이슈이다. 사회적 이슈는 사회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나아가 군사시설 배치 반대는 님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난 개인적으로 복지시설인 요양원의 유치에는 찬성하지만 전쟁준비용 군사시설 배치는 강력 반대한다.

-전파공학자가 아닌 물리학자가 사드 레이더의 전자기파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전파공학자들도 이에 대해 동의하리라고 보나.

▶난 뼛속까지 물리학자다. 물리학의 중요분야가 전자기학이다. 사드 고출력 레이더인 'X-밴드 레이더' 기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전자기파 방정식은 어느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한국에서 군사기밀인 고출력 X-밴드 레이더를 아는 사람은 극히 적을 것이다. 내가 한 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확신한다. 문제가 있다면 누구라도 증거를 들이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