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찾아간 김관용 지사 "사드 반대, 투쟁·협상 장기전으로 가야"

입력 2016-07-18 19:46:35

"사드 반대 항의 충분히 이해 집행까지 상당한 시간 남아, 폭력 피하고 대화로 풀어야"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18일 성주군청을 방문해 사드 배치 저지 투쟁위원회 대표들과 만나 사드 배치 등에 대해 간담회를 가진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18일 성주군청을 방문해 사드 배치 저지 투쟁위원회 대표들과 만나 사드 배치 등에 대해 간담회를 가진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성주군이 생존권을 위해 홀로 싸우고 있는 사드 배치 철회 투쟁에 경상북도가 힘을 보태 장기전 체제로 갈 것으로 보인다. 투쟁과 협상, 양면 체제가 동시에 가동될 전망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18일 아침 도청이 아닌 성주군청으로 출근, 사드 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 대표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 도지사는 성주군청 소회의실에서 김항곤 성주군수, 이재복 투쟁위원장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드 배치, 폭력사태 등에 대해 간담회를 열고 '장기전 체제'를 제안했다.

김 도지사는 "사드 배치 현장을 갔다 왔다. 성주읍이 바로 보이는 곳에 정부가 사전에 협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드를 배치한다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면서 "군민들은 생존권이 걸려 있기 때문에 국무총리가 왔을 때 거칠게 항의한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원인 제공을 정부가 했기 때문에 성주 군민들이 사드 배치에 대해 분노하고,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정부에 전달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장기적으로 인내를 가지고 냉정하게 판단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투쟁과정도 논리적으로 정리해 접근하자. 절대 폭력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드 배치 결정은 됐지만, 집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다. 대책 마련을 위해 도지사가 자주 성주에 와서 군민들을 만나겠다"며 "저도 여러분 편이다. 성주 군민과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군수는 "일본은 환경영향평가와 15차례의 주민설명회를 거친 뒤 시의회의 동의를 얻어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 그렇지만 성주는 단 한 차례의 주민설명회도 없었으며, 환경영향평가도 안 했다. 누가 봐도 이번 사드 배치 결정은 납득이 가지를 않는다. 군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정부와 국방부가 알아야 한다"며 "정부는 잘못한 것에 대해 사과 하고, 사드 배치를 재검토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군민들의 아픈 가슴을 알아주지 않으면, 반대 투쟁의 강도는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백철현 투쟁위 공동대표(성주군의원)도 "국무총리가 성주를 방문했을 때 대통령이 귀국하면 사드 배치 재검토를 논의하겠다고 군민들과 약속한 것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백 대표는 "도지사가 중앙정부에 (우리 뜻을) 전달해 이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며 경북도지사가 가교역할을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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