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내버스, 체감 서비스 수준 더 높여야

입력 2016-07-14 20:40:33

크고 작은 시내버스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운전기사의 부주의가 원인인 경우도 있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제도적 원인도 한몫을 하는 경우도 흔하다. 승객의 안전한 하차를 도와줄 하차문 센서는 정작 필요할 때 작동하지 않고 재생 타이어를 사용해 승차감은 떨어지고 사고까지 부른다. 노약자를 배려한다며 만든 노약자석에는 하차벨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시내버스 안전은 승객 스스로 챙겨야 하는 경우가 그만큼 많다.

지난 10일 70대 여성이 시내버스 하차문에 팔이 끼이면서 뒷바퀴에 치여 중상을 입은 사고 때도 하차문의 센서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하철처럼 하차 계단과 하차문 등 2곳에 설치된 감지센서는 사람이나 물건이 끼이게 되면 다시 열려 사고를 막아야 하는데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사고 버스뿐만 아니라 대부분 버스가 이 센서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운행 중이었다. 불량 센서를 달게 된 경위부터 따져야 할 일이다.

지난달 대구시 북구 침산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 타이어가 폭발해 승객 7명이 부상한 사고도 재생 타이어 사용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재생 타이어 사용은 승객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철저히 점검하고 관리했어야 했다. 버스엔 '노약자들은 하차벨을 누르고 앉아서 기다린 후 버스가 정차하면 하차하라'는 문구를 붙여 두었지만 정작 하차벨이 달려 있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었다. 노약자석 자체도 하차에 편리한 동선에 있지 않았다. 이름만 노약자석이지 노약자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대구시는 매월 11일을 '대구 대중교통의 날(탑시데이)'로 지정,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달 11일엔 김승수 대구시 부시장이 버스로 출근하며 1만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승객 전원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벌였다. 이런 이벤트보다는 현장 확인 행정이 먼저다.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찾아 없애고, 시민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시는 시내버스 이용을 권장하기에 앞서 시내버스 이용에 사소한 불편은 없는지 그것부터 찾아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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