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남면에 고령 박씨 집성촌, 고조부터 8대조까지 묘 있어
"고향 마을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도 부족할 판에, 고향 사람들 가슴에 대못을 박았습니다. 배신감에 일손이 잡히지 않습니다."
13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성주 성산리 성산포대 배치가 결정되자, 포대 바로 옆에 있는 성주 선남면 성원리 황신마을과 세원마을 주민들은 하나같이 넋을 놓았다. 여러 신문'방송이 성주가 유력하다는 소식을 쏟아낼 때도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 선대의 고향인데"라며 설마설마했던 주민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성주 선남 황신'세원마을은 고령 박씨(박근혜 대통령은 고령 박씨) 집성촌으로 100여 호에 200여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곳에 박 대통령의 증조부가 살았었고, 고조부터 8대조까지의 선영이 있다.
특히 세원마을은 사드가 배치되는 성산포대의 산 아랫자락으로 직선으로 1.5㎞, 황신마을은 성산포대에서 북으로 2㎞에 불과해, 사드 레이저 전자파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이다.
이날 황신마을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 10여 명은 박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과 배신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들은 마을회관 벽 한 면에 걸려 있는 박 대통령의 대형 사진을 가리키며 "대통령을 만들어 놓으니 말년에 고향을 버렸다"는 말을 내뱉으며 격앙된 모습이었다.
유모(92'박정희 전 대통령과 같은 희자 항렬과 결혼) 할머니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부녀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그렇게 밀어주고, (박 전 대통령) 제사 때면 빠지지 않고 몇 대씩 버스를 빌려 찾아갔는데, 공을 갚기는커녕 마을을 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갑순(74) 할머니는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 사진을 걸어두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자랑하곤 했는데, 이젠 모두 (사진을) 떼자고 한다. 지금까지 짝사랑하고 고향을 지켜온 보람이 없다"며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재상(60) 씨는 "황신서 나고 자랐다. 사드가 들어오면 우리 자녀'손자가 찾아오겠느냐. 이제 마을은 죽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피해가 예상되는 모든 주민들을 찾아 건강, 환경, 성주참외 등에 아무런 피해가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증명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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