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으로 옮겨갈 대구공항은 대구경북 거점 공항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아야 한다. 현 대구공항은 지난해 200만 명이 이용했고, 올해는 250만 명을 넘볼 만큼 성장했다. 연 이용객이 10만~50만 명에 불과한 '동네공항'과는 차원이 다르다. 국토교통부 역시 지난 5월 5차 공항개발 중장기(2016~2020년) 종합계획고시를 통해 대구공항을 김해공항과 함께 영남권 거점 공항으로 지정해 이를 인정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전 대구공항의 국제선과 국내선 분리설은 경계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일부 서울 언론은 국제선은 김해공항, 국내선은 대구공항이라는 이분법식 해법을 내놓았다. 대구공항과 K2를 경북으로 이전하면서 국제선 기능은 김해공항으로 넘기고, 이전할 공항은 국내선 전용으로 돌리는 것이 국토부의 계획이라는 것이다. 최근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 과정에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측이 30년 후인 2046년 영남권 전체의 항공 수요 4천만 명 중 3천800만 명은 확장된 김해공항이 수용하고, 대구공항은 연간 국내선 수요 200만 명만 수용하면 된다고 추정한 것이 근거가 됐다.
현재 250만 명이 이용하고 있는 공항을 30년 후에 200만 명이 이용하는 공항으로 만든다는 발상은 어이없다. 국내선만 운용하는 대구경북 신공항이라면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다. 국토부는 대구 시민의 이용 편의를 위해 김해 신공항과의 고속도로 확충, 직통 철도 개설을 이야기하지만 가까운 대구공항을 두고 부산 김해까지 가서 국제선을 이용하라는 전제가 깔렸다면 이를 받아들일 시도민은 없다. 이런 이전 공항을 신공항이라고 받아들일 시도민 또한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공항과 K2의 통합이전을 발표한 것은 대구경북의 새 거점 공항을 짓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국내선이나 운영하는 동네공항을 짓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본다. 국토부는 대구공항 항공 수요를 2025년 229만 명, 2040년 343만 명으로 예상했다. 이후에는 500만 명도 바라볼 수 있다. 그렇다면 대구경북 신공항은 늘어나는 항공 수요에 걸맞게 100년을 내다보고 지어야 한다. 정부가 그리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