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매화리 인근 주민 불안…郡 50mm 이상 비 오면 대피 유도
"비만 오면 집 떠나 도망가야 되니, 장마철에 도대체 어떻게 살란 말입니까."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4일 저녁. 울진군 매화면 매화리 주민 100여 명이 집을 떠나 임시 숙소로 대피했다. 이곳은 지난 3월 석회광산 붕괴 사고가 발생한 남수산 인근 마을(본지 3월 21일 자 12면 보도 등)이다.
매화리 주민들은 최소한 내년 4월까지는 비만 오면 집을 떠나 친척 집 또는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해야 한다. 언제 발생할지 모를 2차 붕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무책임한 정부를 원망하며 매화리 주민들은 비가 올 적마다 불안에 떨고 있다.
석회광산 붕괴 이후 울진군은 주민 보호 매뉴얼을 구축하고 50㎜ 이상 비가 올 경우 주민들을 대피토록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4, 5일 이틀간 울진군에 내린 비는 모두 130㎜. 매뉴얼에 따라 4일 오후 5시부터 대피 대상 주민 180여 명 중 116명이 농업기술센터 등 7곳으로 이동했다. 나머지 인원은 친인척 집 등 각자 편한 곳으로 몸을 피했다. 대피소로 옮긴 인원들은 울진군청이 제공한 배식을 받으며 이튿날인 5일 오전 10시까지 대기해야 했다.
매화리의 한 주민은 "지금도 조금만 비가 오면 산에서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난다"며 "불안하고 불편해서 살 수가 없는데도 대피 외에는 근본적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니 울분이 터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광산 관리 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는 안전진단용역이 마무리되는 내년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주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5월 산자부는 외부기관에 의뢰해 안전진단용역을 실시하고 이 결과에 따라 차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약속했지만, 결과가 나오려면 내년 4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울진군 관계자는 "대피를 유도할 적마다 주민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우리도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면서 "남수산 주변에 안전펜스를 치고 사방사업을 진행하는 등 근본적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울진군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23일 남수산에 있는 한국공항㈜ 평해광업소 소유 석회광산 갱도가 무너지며 약 20㏊ 면적의 산이 붕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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