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대출 3% 금리' 변동금리 바꿔 연 50만원 이득

입력 2016-07-11 16:11:52

대출자, 변동금리 갈아타면 득실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리 선택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대출 신청자가 은행에서 대출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매일신문 DB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리 선택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대출 신청자가 은행에서 대출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매일신문 DB

2년 전 고정금리로 담보대출을 받았던 이순임(40) 씨는 최근 변동금리로 갈아탔다. 이자 절감 효과는 크지 않지만 앞으로 금리가 더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에서였다. 대출금리 1억원에 3% 고정금리로 이용했는데 은행을 방문해 상담 후 5년 만기 상환에 변동금리(2.8%)로 갈아타기에 성공했다.

지난 2월부터는 은행권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면서 고정금리 대출을 변동금리로 바꾸기가 어려워졌다. 그러나 기존에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 중이었고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 최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었다. 중도해지 수수료(1.5%)가 부담이었지만 2년간 이자를 갚아나갔기 때문에 1%포인트(p)의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씨의 경우 향후 변동금리의 변화에 따라 다르겠지만 2.8%대에서 변동이 이뤄진다면 고정금리를 그대로 유지했을 때보다 50만원 정도의 이익을 본 셈이다. 이 씨의 경우 2.8%대의 변동금리가 연간 0.1%p 낮아질수록 매년 10만원씩 이익을 더 볼 수 있게 됐다. 즉 고정금리가 3%일 경우를 가정했을 때 변동금리가 2.8% 이하일 때만 이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고정금리 vs 변동금리 선택 신중하게

이 씨처럼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것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아지고 있어서다. DGB대구은행 등 주요 은행의 경우 고정금리 대출이자가 3% 정도인 데 반해 변동금리는 2.8%대로 떨어졌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더 낮아지면서 갈아타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변동금리 갈아타기 문의도 최근 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로 많이 유도하고 있지만 금리가 더 내려간다는 전제로 변동금리 문의와 상담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6개 은행에서 고정금리 대출을 변동금리로 전환한 대출자는 1만7천 명, 잔액 규모로는 1조2천억원에 달했다. 2012년만 해도 변동금리 대출로의 전환 규모는 3천억원(5천 명)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3년 1조6천억원(2만2천 명)으로 늘었고, 2014년에도 1조2천억원(1만8천 명)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변동금리로 갈아탈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 대출은 소득에 맞춰 상환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변동금리는 향후 경기 반등에 따른 금리 인상의 우려도 있다. 특히 3년 미만의 단기 대출자들은 조기상환 수수료를 내면서까지 변동금리로 갈아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금리 하락 폭 0.1%P 이상일 때만 이득

결론적으로 금리 하락 폭이 0.1%p 미만이라면 굳이 무리해서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갈아탈 필요가 없다. 다만, 금리 하락 폭이 1%p 이상 크게 예상된다면 변동금리 대출로 갈아탈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출 만기도 고려해야 한다. 2, 3년 내에 돈을 갚을 계획이라면 금리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변동금리로 빌리는 게 유리하다. 그러나 장기 대출을 새로 받는 경우에는 당장의 금리 차이만 보지 말고 고정금리 대출을 고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의 금리는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인데, 이렇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새로 받으려는 경우에는 금리 상승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일부만 고정금리로 받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당장은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는 게 금리가 싸지만 장기적으로 금리가 상승했을 때는 '이자 폭탄'으로 돌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장기 대출의 경우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을 절반씩 섞어서 받을 수도 있다.

◆은행 찾아 상담받아 보는 게 가장 좋아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주거래은행을 방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한도를 비교할 때 일반적으로 상담을 받는 상품이 혼합형 고정금리이기 때문이다.

혼합형 금리의 경우, 정책으로 기준금리가 변동할 때마다 변동금리 이용자들의 가계부채를 우려해 각 금융사마다 고정금리 비율을 일정하게 맞춘다. 혼합형 금리 상품은 3~5년까지는 고정금리로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변동금리로 바뀌기 때문에 개인별 상황에 맞게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최저금리를 산출하는 방식은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보통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여기에 각종 부수적인 항목에 따라서 우대금리를 차감해서 최종 금리를 적용시킨다.

급여이체'신용카드'적금 등 은행과의 거래를 근거로 우대금리를 적용하여 최저금리를 적용해주는 곳도 있으며, 신규 거래를 통해 고객들에게 우대금리를 적용하여 최저금리를 적용해주는 곳도 있다. 직군, 소득, 신용등급, 다자녀 가구, 상환 방식(원리금 균등, 원금 균등, 만기 일시상환, 거치 후 분할상환) 등에 따라 할인해주는 금리도 다르다. 결국, 변동금리나 고정금리를 선택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주거래 은행을 찾아 개별 상담을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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