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지난 2년 숨 가쁘게 달려오며 물산업, 미래형자동차, IoT 등 미래 대구의 주축이 될 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청년 일자리 및 문화 창출을 위한 틀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최근 영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 실패, 취수원 이전 난항 등은 권 시장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또 신공항과 연계된 K2 이전 추진과 미완의 과제로 남은 취수원 이전은 권 시장의 임기 후반기 최대 현안이 될 전망이다. 경북도청 이전터 개발과 시청 이전, 대기업 유치도 권 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들이다. 권 시장의 지난 2년을 돌아보고 주요 현안들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로 대구공항, K2 이전 문제가 큰 숙제로 남았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신공항 문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임기 후반기엔 K2 이전과 취수원 이전 사업에 집중, 마무리할 계획이었는데, 신공항 문제가 꼬여버렸다. K2 이전은 기존 부지를 팔아 새로운 군사기지 건설 비용을 마련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정부와 계속 협상 중이었는데, 신공항 백지화로 이대로는 더 이상 추진할 수 없게 됐다. 그런데 오히려 잘 됐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협의 과정에서 공군은 완전히 '슈퍼갑'이었다.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공군은 이참에 원하는 것을 다 쓸어담으려는 자세로 협상에 임했다. 대구시는 반대로 완전 '을'의 입장에서 K2 이전 문제가 꼬이지 않게 하기 위해 공군의 요구에 순응하면서 협상해야 했다. 이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기지 건설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젠 공군이 필요한 만큼의 시설만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둘 수는 없다. 무엇보다 신공항을 백지화한 책임을 지고 국토교통부, 국방부, 기획재정부, 국무총리실, 청와대가 합동회의를 열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취수원 이전 문제도 난공불락이다. 임기 후반기엔 해결할 묘책이 있나.
▶구미시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구'구미민관협의회를 구성하고 1년 넘게 논의해 왔지만 진척이 없었다. 이제는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 나서야 한다. 중앙정부와 구미시, 대구시의 책임 있는 사람들이 나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대구경북 상생을 얘기하고 물산업 중심도시를 지향하면서도 먹는 물 문제 하나 해결 못 하는 건 역사 앞에,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이다. 구미시장과 직접 만나 설득과 부탁을 하고, 중앙정부엔 전면에 나서 달라고 요구해 취수원 문제를 반드시 풀어내겠다.
-대구시 신청사 건립 문제가 계속 거론되고 있다. 언제 어디로 옮길 계획인가.
▶쇠는 달궈졌을 때 두드려야 하는 등 모든 건 다 때가 있다. 신청사 필요성에 대해선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청사 건립을 추진할 것이다. 다만 당장은 아니고 2018년쯤 돼서 시민 의견을 모으고 시민위원회를 만들어 건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만약 신청사를 새로 만드는 것으로 결정 난다면 어디에 지을지, 어떤 내용을 담을지 등을 고민해 건립을 추진할 것이다. 공무원들이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 시민과 소통하고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다. 입지와 관련해선, 지역의 이익에 따라 이런저런 얘기가 많지만 현재로선 언급하거나 결정할 단계가 아니다.
-경북도청 이전터 개발을 어떤 식으로 할 건가.
▶도청 이전터는 '창조경제단지 형태'나 '행정문화복합타운' 중 하나의 방식으로 개발될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이전터 개발권을 대구시가 갖는 게 우선이다. 이를 위한 첫 단계인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은 이미 시행된 만큼 이제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을 개정해 도청 이전 부지를 개발할 수 있는 권한을 대구시가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국유재산으로 확보하는 과정 동안 이전터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만들고, 이후 비전과 개발 계획에 따라 본격적인 개발을 추진할 것이다. 필요하면 민자 유치도 고려해볼 수는 있지만 아직 시가 개발권도 갖지 못한 상태에서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언급하는 것은 실효성도 없고, 시기상조다.
-대구 인구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젊은 층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성과는 없다. 어떤 대안이 있나.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과 함께 청년의 열정과 끼를 표출할 수 있는 청년 문화를 조성해 청년 유출을 막을 계획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선 좋은 기업 유치, 기존 기업을 좋은 일자리로 양성, 벤처 창업 활성화, 청년 상인 육성 등의 방법이 있다. 현재 이들 일자리 양성을 위해 집중하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인구 유출을 막고 인구 증가세로 돌아서게 할 수는 없다. 시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 5년 후쯤엔 국가산업단지가 완성돼 기업이 입주하고, 첨단복합단지도 3년쯤 본격적으로 가동되며 혁신도시 공공기관들도 지역 인재 채용을 늘리기 시작하면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문화적으로도 대구 청년들이 답답해하고 있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자기를 표현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지 않다. 나만의 개성, 열정,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문화가 취약하다. 이에 청년위원회를 만들고, 청년센터를 건립하는 등 지난 2년 동안 틀은 갖췄다. 앞으로는 청년거리 조성 등 청년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 구체적인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만들어 스스로 창의 대구를 만드는데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다.
-대기업 유치도 대구의 오랜 현안이다. 대기업 유치를 위한 노력과 성과, 결실이 있나.
▶위천산단 무산 후 대기업이 대구로 올 여건은 만들지 않고 막연히 오기만을 기다렸다. 결과적으로 대기업도 유치 못 하고, 있던 기업도 놓쳤다. 대기업을 유치하려면 전략이 중요하다. 먼저 기업을 유치할 부지를 만들고 양질의 인력'노사문화 안정'원스톱기업지원시스템 구축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신성장 산업을 발굴해 기업을 유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이에 시는 국가산단과 첨단복합단지 등을 조성하는 한편 대구를 노사평화도시, 규제개혁 1등 도시로 만들었고, 원스톱지원시스템도 갖췄다. 또 에너지, 물, 미래자동차, IoT 등 신성장 산업을 적극 발굴해 롯데케미칼, SK텔레콤 등 대기업 유치에도 성공했다. 10년 후엔 미래형자동차 완성차를 만드는 도시의 꿈을 이뤄낼 것이고, 물산업 육성 전략을 통해 중국 등 해외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또 제3정부전산센터를 유치했고, 한국정보화진흥원도 대구혁신도시에 입주하는 등 IoT 관련 인프라와 인재도 풍부한 장점을 살려 SK텔레콤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해외로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 지역 기업들을 큰 기업으로 만들고 키워내는 전략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대기업-중소기업-창업기업-소프트웨어 전문가 협업체계 생태계를 만들면 대구에서도 대기업을 키워낼 수 있다.
-현장 민원 청취에 많이 나서고 있다. 시민의 호응이 있지만 일부에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현장은 공무원, 결정은 시장이 해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동안 시민들이 공직사회에 대해 비판해 온 게 바로 탁상행정이다. 현장행정으로 일하는 방식이나 마인드를 바꾸려면 시장이 더 현장에 나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공무원들이 현장행정을 하도록 해야 한다. 안에서 호통만 친다고 공무원들이 따르진 않는다. 시장이 시청 안에 앉아서 탁상행정하면서 공무원들에게 현장행정하라고 할 수도 없다. 시장이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아직은 현장행정을 계속해야 할 때다. 앞으로도 계속 현장으로 나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시정에 반영할 거다. 공무원이나 회의 뒤에 숨는 시장은 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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