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學)으로 본 '70'] 고희 인생학, 70세엔 뭘하나

70세의 나이에 '신노인운동'을 펼치고 있는 수성시니어클럽 백년문화대학의 정희수(사진 위) 학장과 25년간 1만6천216시간을 적십자 봉사 현장에서 뛰어다닌 이갑순 씨.

평생을 교단에서 보냈던 정희수 씨는 현재 수성시니어클럽 '백년문화대학'의 학장을 맡아 새로운 삶을 열어가고 있다. 정 학장은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주적으로 대학을 이끌어나가며, 노인들이 일과 사회 참여를 통해 보람을 찾아가자는 '신노인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 이천동 한울적십자봉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갑순(70) 씨도 나이를 보람과 바꾼 열정봉사원이다. 25년간 적십자사에 몸담은 후 이제까지 1만6천216시간을 현장에서 뛰었다. 4대 취약계층 결연사업인 '희망풍차사업'에 뛰어들어 11가구와 결연했고 현재도 꾸준히 사랑을 펼치고 있다.

전통시대 70세는 중심보다 주변부에 훨씬 가까웠다. 현역에서 물러난 은퇴자나 업무에서 손을 뗀 원로(元老)들의 연령이었다. 마음이 끌리는 대로 따라도(從心) 누가 되지 않는다는 나이이기도 했다. 현대사회에 들어와 장수시대가 열리면서 전통적 노인상, 노인 역할은 대폭 수정을 거치게 되었다. 이러한 노인들의 위상 변화는 '뒷방 노인네'를 직업 현장으로 불러내고 보료 위의 할배, 할매를 봉사 현장으로 이끌어냈다. 어느새 훌쩍 다가온 100세 시대, 70의 인생학을 정리해 보았다.

◆'인생 70'은 축구경기의 후반전

흔히 70을 축구경기의 후반전으로 비유한다. 60대 중반까지 전반전을 마치고 몇 년간 하프타임을 가진 선수들이 후반전에 막 뛰어드는 시기인 것이다.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나이가 70이었고, 현재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공화당 대선후보 트럼프가 같은 나이다.

나이 70에 실제로 후반전을 뛰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거스 히딩크 전 첼시 감독, 빌 클린턴'조지 부시 전 대통령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경륜과 왕성한 활동력을 바탕으로 현역시절 못지않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예계로 시선을 돌리면 더 놀랍다. 아직 주름을 찾기 힘든 남진, 노주현이 고희의 나이를 무색게 하고, 여전한 인기로 무대, TV를 누비고 있는 송대관, 김용건, 윤복희도 1946년생이다.

해외 연예인 중에도 노익장을 떨치고 있는 70세 현역들이 많다. 여전히 근육질 몸매로 스크린을 누비는 실베스터 스탤론과 '데드맨 워킹'의 수잔 서랜든, 앨런 릭먼이 대표적이다.

◆경륜'지혜를 사회봉사로 펼칠 때

작년에 개봉된 영화 '인턴'에서 로버트 드 니로는 시니어 인턴으로 패션회사에 취업한다. 처음 그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사장 앤 해서웨이는 그의 경륜, 지혜를 통해 세상을 조금씩 배워 나가게 된다.

영화 속의 이야기를 현실에서 자신의 스토리로 풀어나가는 70세들이 많다. 평생을 교단에서 보냈던 정희수 씨는 현재 수성시니어클럽 '백년문화대학'의 학장을 맡아 새로운 삶을 열어가고 있다. 정 학장은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주적으로 대학을 이끌어나가며, 노인들이 일과 사회 참여를 통해 보람을 찾아가자는 '신노인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 이천동 한울적십자봉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갑순(70) 씨도 나이를 보람과 바꾼 열정봉사원이다. 25년간 적십자사에 몸담은 후 이제까지 1만6천216시간을 현장에서 뛰었다. 4대 취약계층 결연사업인 '희망풍차사업'에 뛰어들어 11가구와 결연했고 현재도 꾸준히 사랑을 펼치고 있다. 이 씨는 "70은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봉사 현장에는 나보다 연장자들이 수두룩하다"며 "누구든 남을 위해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하면 삶의 의미가 새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내 각 시니어클럽에는 노인들의 일자리 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단이 운영되고 있다. 수성구 시니어클럽의 김창규 관장은 "최근 어르신 프로그램은 사회참여, 삶의 보람, 지역 사회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숲'생태해설 및 문화해설, 거리 환경 개선, 교통질서 계도, 지하철 택배, 세탁방 등 다양한 사업들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