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어린이 사진전 60돌 기념 회고전] <54회> 금상 하승은 작 '단란한 가족'(

입력 2016-07-06 17:04:14

'단란한 가족' 행복의 보금자리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54회 금상 하승은 작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54회 금상 하승은 작 '단란한 가족'(2010년)

사진 속 아빠의 함박웃음과 아이의 손을 잡고 그네를 태우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편견일 수 있겠지만 저 아이는 딸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소위 말하는 딸 바보 아빠의 모습으로 보는 데는 우리 아빠의 모습이 겹쳐져 보이기 때문이다.

2남 2녀 중에서도 아빠의 붕어빵은 누가 뭐래도 막내인 나였다. 딸이기까지 해서 아빠의 사랑은 거의 독점에 가까웠다. 귀갓길에 손에 들린 과자는 대부분 나를 위한 것이었고, 아빠는 늘 나를 '공주님, 공주님, 우리 공주님'으로 시작되는 동요의 일부분을 차용한 노래 한 소절로 부르곤 했었다. 아빠가 너무 나를 끼고 돈 탓에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아빠 옆에서 잤고, 더 어릴 적에는 아빠 등에 누워서 잤다. 심지어 이가 나려고 간질간질했었던 것인지, 초등학교 어린 시절에는 아빠를 그렇게 깨물어 흉을 지우곤 했다.

거의 붙어서 살다시피 하던 그 딸이 철이 들면서, 사춘기가 오면서 180도 변심해 말 한마디 안 섞었으니 지금와 생각하면 그런 불효가 따로 없다. 대학교 3학년,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나는 아빠와 계속해 데면데면하게 살았다. 아빠가 술을 너무나 좋아하셨던 까닭에 철이 들면서 아버지의 술 취한 모습이 남들 보기 부끄럽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아버지 때문에 우리 가족은 남들처럼 '단란한 가족'의 반열에 끼지 못한다는 아버지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후회는 늘 뒤늦게 밀물처럼 밀려오는 법. 아버지가 떠나고 나서야 아버지에게 한 철없는 딸의 행동을 오래오래 곱씹었다. 내게 내어준 아버지의 등, 팔 여기저기에 남겼던 어린 딸의 치아 자국 등이 내게 준 큰 사랑임을 그제야 깨달으면서 말이다.

술이 얼큰하게 취하면 아빠가 불러줬던 '공주야, 공주야'란 노래가 유난히 듣고 싶어진다.

◇2010년 小史

▷2010년 동계올림픽 김연아 세계기록 경신=2월 28일 피겨 선수 김연아가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고기록을 경신,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천안함 침몰=3월 26일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우리나라 해군의 초계함인 PCC-772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 이 사건으로 대한민국 해군 장병 40명이 사망했으며 6명이 실종되었다. 한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스웨덴, 영국 등 5개국에서 전문가 20여 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5월 20일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했다고 발표했다

▷안동하회마을 경주양동마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등재= 8월 12일 경주양동마을과 안동하회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문화대국으로 발돋움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