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간암 투병 중인 서진수 씨

입력 2016-07-05 18:41:08

건강·직장 잃고 나니…가족들도 흩어졌다

지난 5년간 간암이 세 번이나 재발한 서진수 씨는 간 이식 수술이 필요하지만 천문학적인 비용을 마련할 길이 없다. 허현정 기자
지난 5년간 간암이 세 번이나 재발한 서진수 씨는 간 이식 수술이 필요하지만 천문학적인 비용을 마련할 길이 없다. 허현정 기자

대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사는 서진수(가명'57) 씨. 지금은 온 종일 혼자서 쓸쓸한 삶을 살고 있지만 진수 씨는 한때 다복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그러다 10여 년 전 진수 씨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진수 씨는 투병 생활 내내 옆에서 간호를 해주거나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 없이 홀로 지냈다. 최근 외로움만큼 진수 씨를 힘들게 하는 것은 갈수록 악화되는 건강이다. 간암 수술과 재발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간 이식 수술밖에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병으로 뿔뿔이 흩어진 가족

진수 씨는 과거 평범한 회사원으로 오랫동안 근무하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택시 운전 일을 시작했다. 당시 아내는 가정주부, 딸은 대학생이었다. 진수 씨는 딸의 학자금과 가족의 생활비를 마련하느라 쉴 틈 없이 일만 했다. 회사에 줘야 하는 사납금 때문에 매일 마음을 졸이며 살았다. 그래도 자신의 노력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또 언젠가는 개인택시를 운전해 가족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진수 씨에게 닥친 갑작스러운 질병은 이 모든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감기에도 잘 안 걸릴 정도로 건강했던 진수 씨가 출근길에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것이다. 진수 씨는 바로 병원으로 후송됐고 응급 수술을 받았다. 그곳에서 진수 씨는 자신이 고혈압을 앓고 있었고 간염 보균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건강을 자만해 몸을 돌보지 않고 일에만 매달려 살았어요. 또 그때까지 건강검진 한 번 해보지 않은 게 화근이었어요."

그때부터 진수 씨에게 고된 삶이 펼쳐졌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당시 속해있던 회사의 만류로 진수 씨는 택시 일을 그만두게 됐다. 작은 회사에라도 취업하고 싶었지만 대부분 회사는 건강한 사람을 원했다. 많은 나이도 문제였지만 한 번의 수술 경험과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은 취업의 더 큰 걸림돌이었다.

아픈 몸 때문에 집에서만 지낸 지 3년째 되던 해였다. 외출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진수 씨의 눈앞에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졌다. 아내와 딸이 편지 한 장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진수 씨가 일을 못하게 되면서 아내, 딸과 다투는 일이 잦아지기는 했지만 이 같은 결정을 할지는 꿈에도 몰랐던 일이었다.

처음에는 아내와 딸의 행방을 수소문하며 밤마다 눈물로 지새웠다. 아내, 딸에게 가까스로 연락이 닿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금세 연락처를 바꾸어버리기 일쑤였다. 직장이 없었지만 아내 때문에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하지 못하자 얼마 안 가 이혼을 결정했다.

"이혼할 때는 아내가 위자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상황이 더 나빠졌어요. 형제들의 도움으로 살 곳을 겨우 마련했어요."

◆홀로 외로운 투병생활

진수 씨는 가족과 헤어진 뒤부터 과거보다 더욱 건강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입맛이 없어 매일 라면이나 간장에 밥을 비벼먹는 생활이 이어졌다. 그러다 5년 전 진수 씨는 간암 3기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2년 뒤 재발해 다시 수술을 받았고 그로부터 1년 뒤 또다시 재발했다. 그러다 올해 초 정기 검사 중 또다시 간암이 재발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병원에서는 이제는 수술로는 병세를 잡지 못하며, 간 이식 수술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이식수술을 위한 적합한 공여자를 찾고자 진수 씨의 형제들이 검사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식수술에 드는 비용이다. 5년 새 간암이 세 번이나 재발하면서 그때마다 쓴 수술비, 간병비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더욱 걱정인 것은 수천만원이 드는 이식 수술 비용이다.

"옆에 가족이라도 있었다면 얼마나 든든했을까요. 이 모든 게 가장인데도 경제력이 없어 가족들의 버팀목이 못 되어준 제 탓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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