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어린이 사진전 60돌 기념 회고전] <52회> 금상 황교민 작 '개구쟁이 벌서기\

입력 2016-07-04 22:30:02

벌서는 개구쟁이의 앙증맞은 모습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52회 금상 황교민 작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52회 금상 황교민 작 '개구쟁이 벌서기'(2008년)

벌서는 개구쟁이의 모습을 보다가, 너무 어려 철이 없던 시절 벌을 서다 선생님을 웃긴 일화가 생각이 났다. 때는 바야흐로 초등학교 2학년 시절, 굳이 연도로 따지자면 1984년. 당시에는 아이들이 1반에 60명 가까이 있던 시절이다 보니 아이들을 학교에서 다 수용할 수가 없어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뉘어 운영되던 때였다.

그날은 내가 오후반이었고, 수업 중 소모 군으로 기억되는 옆에 짝꿍과 싸움이 나서 칠판 앞에 불려나가 무릎 꿇고 손을 들어 수업 방해죄를 톡톡히 치르던 중이었다. 나는 당시 2학년 8반이었는데 우리 교실은 지금으로 보자면 햇볕이 드는 반지하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창가 쪽으로는 학교 본관과 운동장으로 가는 오르막길이 있었다. 얼마나 벌을 섰는지 팔이 저릿하던 찰나, 눈길이 여기저기를 머물다가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한 남자애에게 머물렀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그 이름 '김종무'-중도에 이사를 가서 초등학교 이후 연락이 끊긴 친구다-하필 녀석과 전날에 싸워서 앙금이 남아 있던 차라, 나도 모르게 일찍 하교하는 그 녀석이 미워 수업 중임을 잊고 큰 소리로 그 이름을 부르고 말았다. 아뿔싸! 수업하는 친구들의 시선에 이어 선생님의 깜짝 놀란 얼굴과 눈이 나를 바라본 순간, 나는 질끈 눈을 감고 말았다. 다행히도 선생님은 학교생활과 일상생활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의 실수를 이해하시고, 되려 크게 웃으며 그날의 벌을 종료해 주셨다. 하지만 그날 선 벌보다 수업시간에 교실이 쩌렁쩌렁하게 '김종무'를 외친 그 부끄러움이 지금까지도 크게 남아 있다.

그러다가 가끔 궁금해진다. 1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살아 늘 동네 골목에서 투닥거리며 놀았던 그 친구가 지금은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벌을 서면서도 그 녀석이 미웠던 그 사건은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 2008년 小史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2008년 11월 4일, 미국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를 누르고 제44대 미합중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미국의 부동산 경기 거품이 터지면서 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닥쳤다. 리먼 브러더스와 메릴린치의 몰락, AIG, 씨티그룹, GM에 대한 구제금융 등 경제적으로 충격적인 사건이 잇따랐다.

▷광우병 파동, 촛불 집회=5월 이명박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 내용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학생과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펼쳤다. 이 집회는 반정부 집회로 발전해 이제 막 등장한 이명박정부를 거의 식물정부 수준으로 몰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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