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으로 되살아난 삼국유사] <하>경북의 새 문화·관광 자원으로 부각

입력 2016-06-30 22:30:05

목판도감소 문 활짝, 판각·교정 전시 체험

삼국유사 목판 공방. 목판 복원 사업을 통해 경북 문화융성 시대를 연다는 의미로
삼국유사 목판 공방. 목판 복원 사업을 통해 경북 문화융성 시대를 연다는 의미로 '문성재'(文盛齋)라는 현판을 달았다. 군위군 제공
일연이 삼국유사를 저술한 군위군 인각사 전경. 군위군 제공
일연이 삼국유사를 저술한 군위군 인각사 전경. 군위군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경북도청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해 김관용 경북도지사로부터 삼국유사 목판 복원 사업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경북도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경북도청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해 김관용 경북도지사로부터 삼국유사 목판 복원 사업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일연 선사 영정
일연 선사 영정

경상북도와 군위군이 추진하는 삼국유사 목판 복원 사업은 단순한 전통 기록문화의 계승이 아니다. 목판 복원 사업을 통해 되살아난 삼국유사는 경북을 대표하는 새로운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경북도와 군위군은 복원에 성공한 목판과 판각 과정 전시 및 체험을 통해 삼국유사의 우수성을 알리는 동시에 삼국유사 속 설화, 전설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관광자원화하는 국가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삼국유사 목판 도감소(都監所)

도감소란 쉽게 말해 삼국유사 목판 복원을 위한 작업장을 말한다. 지난해 11월 경북도와 군위군, 한국국학진흥원은 삼국유사 목판 복원 사업의 원활한 진행과 홍보 활동을 위해 군위읍 '사라온 이야기마을'에 삼국유사 목판 도감소의 문을 열었다.

한국국학진흥원이 공모를 통해 선발한 전문 각수(각자장) 7명은 지난 3월 바로 이곳에서 삼국유사 목판(조선시대 초기본)의 첫 복원에 성공했다. 지난해 8월부터 7개월여 동안 군위읍 도감소에서 매일 10~12시간씩 작업했다. 가로 62㎝, 세로 28.6㎝ 크기의 산벚나무 112판에 8만9천여 자(글자당 크기 가로 1.2㎝, 세로 1㎝)를 새겼다. 도감소는 조선 초기본에 이어 내년까지 조선 중기본, 이를 집대성한 경상북도본을 목판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또 복원에 성공한 판본을 관광객에게 공개해 문화'관광상품으로 활용한다.

도감소는 삼국유사 목판 작업을 총괄할 뿐만 아니라 전시관과 공방 운영을 통해 삼국유사의 우수성을 알리고 전통 목판 판각에 대한 관련 자료들을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는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삼국유사 목판의 판각'교정'인출'표지'제책 등 전통 목판인쇄의 전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삼국유사 목판 전시관

삼국유사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 역사는 물론 고조선부터 고려시대까지 우리 민족의 역사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여기에 단군의 일대기와 불교, 민속신앙 자료까지 풍부하게 담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도감소 내 삼국유사목판사업전시관은 우리 전통 인쇄 문화의 우수성과 함께 삼국유사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은 모두 5부로 구성돼 있다.

우선 1부 '삼국유사 공간으로 살아나다'는 삼국유사의 저자인 일연의 일생과 삼국유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맡고 있다.

2부 '삼국유사의 재탄생'은 목판의 판각 과정과 판각 도구들을 보여준다. 또 3부 '그림으로 보는 삼국유사'는 ▷알에서 태어난 임금님 ▷만파식적 이야기 ▷박제상 이야기 ▷임금님 귀는 당나귀 ▷처용 이야기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호랑이 처녀와 김현의 이야기 ▷전세와 현세의 부모에게 효도한 김대성 등 삼국유사의 내용 가운데 교훈을 담고 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여기에 삼국유사 목판사업을 소개하는 4부'영상으로 보는 삼국유사', 삼국유사와 관련한 역사서를 전시한 5부 '중앙전시대' 가 이어진다.

◆삼국유사 목판 공방

도감소 내 공방엔 삼국유사 판각소와 삼국유사 간역소를 설치했다. 삼국유사 판각소에선 각수가 직접 판각을 진행한다. 삼국유사의 여러 판본 가운데 선본을 선정해 보정 작업을 진행한 뒤 등재본을 제작하고, 해당 등재본을 목판에 뒤집어 풀로 부착한 다음 각수가 직접 판각을 한다.

판각은 망치로 칼을 두드리거나 칼날을 밀면서 새기는데, 삼국유사 목판 사업에 참여하는 각수들은 모두 엄정한 시연 평가를 통과했다. 삼국유사 판각소엔 삼국유사 목판 사업을 총괄한다는 의미로 '삼국유사목판도감소'(三國遺事木板都監所)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삼국유사 간역소는 판각이 끝난 목판에 대해 교정 작업을 진행하는 곳이다. 교정 단계를 통과한 목판을 한지에 인출하고 표지의 제작과 제책에 이르기까지 목판 인쇄의 모든 과정이 이뤄진다. 삼국유사 간역소엔 이 같은 목판 복원 사업이 경북 문화융성 시대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의미로 '문성재'(文盛齋)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삼국유사 문화관광단지 개발

삼국유사 목판 도감소가 들어선 군위는 일연 선사가 삼국유사의 저술을 완성하고 입적한 곳이다. 한마디로 군위는 삼국유사의 탄생지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와 군위군은 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삼국유사 문화관광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삼국유사가온누리'(가온누리=중심 세상) 사업으로, 지난 2014년부터 삼국유사 속 신화'설화'향가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역사교육형 테마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2019년까지 국비 894억원 등 총 1천374억원을 투입한다. 현재 공정률은 30% 수준이다.

사업의 골자는 의흥면 이지리 71만8천㎡ 터에 으뜸누리, 얼쑤누리, 아름누리 등 3개 지구를 건설하는 것이다. 으뜸누리지구는 가온누리 주제관, 천지인 신화촌, 설화 이야기원 등 전시 및 교육과 학습 시설을 중심으로 한 역사 체험 공간으로 꾸민다.

얼쑤누리지구는 이야기 나라 놀이터, 삼국 스피드 슬라이드 등 가족을 위한 집객형 놀이 시설과 산책과 명상의 아침 향기원 등으로 구성한다.

아름누리지구는 삼국유사 교육을 통해 민족정신 계승에 이바지할 삼국유사 이야기 학교가 중심이다. 죽엽군 수련 마당 등을 함께 건립해 미래 참지도자 양성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삼국유사가온누리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53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천여 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거두고, 경북 북부와 내륙 지역 발전의 중추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경북도와 군위군은 삼국유사 문화관광단지 개발과 연계해 인각사 복원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인각사는 일연 선사가 삼국유사를 저술한 곳이다. 2019년까지 총 121억원을 들여 삼국유사 집필 당시의 모습을 재현, '삼국유사 성지'의 면모를 갖춘다.

또 올해 말까지 '인각사~일연 부도탑~일연 공원~일연 모친 묘소~인각사' 등 4.8㎞ 구간에 걸쳐 일연 테마로드를 조성, 시너지 효과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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