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쩔어." "개맛있다." "개좋아."
요즘 대화 속에 이런 단어가 자주 나타난다. 카카오톡 같은 SNS(Social Network Services) 속 대화도 비슷하다. 유행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흥미롭겠지만, 반대인 사람도 꽤 있을 것 같다.
◆우리말 제대로 알기
단어의 사용법을 모르는 아이들이 이런 어투를 자주 쓰다 보면 습관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이런 현상이 길어지고 대중에게 퍼져나간다면 결국 잘못된 어법이 표준어로 바뀔 가능성도 전혀 무시할 수 없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이런 단어를 쓰지 못하게 하기보다, 서로 같이 공부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았다. 먼저 아이들에게 접두사 '개-'에 대해 조사하라고 숙제를 냈다. 이 말에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바른 글쓰기를 강조하던 선생이 갑자기 자신들이 사용하는 유행어에 대해 알아오라고 하니 신기했던 모양이다.
일주일 뒤, 아이들은 '개-'가 들어간 단어와 접두사 '개-'의 용법 등 다양한 자료를 찾아왔다. 아이들이 발표하는 동안, 필자는 아이들이 조사한 자료를 정리했다. 수업이 끝날 무렵, 필자는 정리한 내용을 아이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리고는 일기 형식으로 써보게 했다.
◆접두사 '개-'의 용법
①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야생 상태의' 또는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ex)개꿀, 개떡, 개살구, 개철쭉.
② (일부 명사 앞에 붙어) '헛된', '쓸데없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ex)개꿈, 개나발, 개수작, 개죽음.
③ (부정적 뜻을 가지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정도가 심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ex)개망나니, 개잡놈.
아이들이 주로 쓰는 '개-'가 붙은 단어는 '③'의 용법에 해당했다. 이런 경우, 부정적 뜻을 가진 단어에 접두사 '개-'를 써야 하지만, 아이들이 사용하는 단어는 이런 규칙을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갖다 붙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몇 달이 흐른 후, 아이들 대화 속에서 접두사 '개-'의 흔적이 모두 사라졌다. 아이들은 이 단어의 뜻을 제대로 알기 때문에 쓰지 않는다고 했다. 아이들의 잘못된 언어 습관! 쓰지 말라고 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다.
댓글 많은 뉴스
박수현 "카톡 검열이 국민 겁박? 음주단속은 일상생활 검열인가"
'카톡 검열' 논란 일파만파…학자들도 일제히 질타
이재명 "가짜뉴스 유포하다 문제 제기하니 반격…민주주의의 적"
판사 출신 주호영 국회부의장 "원칙은 무조건 불구속 수사…강제 수사 당장 접어야"
"나훈아 78세, 비열한 노인"…문화평론가 김갑수, 작심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