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줌-인! 대구의 숨은 명소를 찾아] 나라 사랑 고향 지킴이 광복소나무(光復松)

입력 2016-06-29 16:53:21

작년 8월
작년 8월 '광복소나무' 고희를 맞아 '광복소나무사랑모임' 회원들이 무병장수 기원 막걸리주기 행사를 하고 있다.

대구 동구 평광동은 전형적인 시골 풍경을 그려낸다. 맑은 공기가 코끝을 스치고, 여름 햇살을 받으며 주렁주렁 사과가 여문다. 주민 대부분 사과 농사를 짓는 농민이라고 하니 대구 사과의 명성이 아직도 건재함을 느끼게 한다.

이곳에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고향을 지키려는 고귀한 뜻을 품은 소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다. 해방의 기쁨을 기념해 1945년 9월에 심은 '광복소나무'(光復松)다. 수령 86년으로, 우리나라 유일한 광복 당시 식수로 알려져 있다. 단양 우씨 문중 재실인 첨백당(대구시문화재자료 제13호) 앞마당의 소나무는 고(故) 우하정(당시 40세) 선생과 문중 청년들이 심었다. 조국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해방을 기념하기 위해 마을 뒤 백발산에 올라 소나무 세 그루를 옮겨왔다. 그중 한 그루는 죽고, 또 한 그루는 자람이 좋지 않아 베어 내고, 지금은 오직 한 그루만 제 모양과 빛깔을 오롯이 간직한 채 잘 자라고 있다.

광복소나무는 2000년 대구시 보호수(2-21)로 지정된 이래, 2004년 광복소나무로 이름 붙여졌다. 2005년에는 막걸리를 부어주는 회갑 잔치를 열어주기도 했다.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2013년에는 그 정신을 널리 알리고 나라 사랑, 고향 사랑 운동을 펼치기 위해 '광복소나무사랑모임'까지 발족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모임은 그동안 애향'애국 봉사단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여러 가지 활동을 펼쳐 왔다. 2014년에는 식수 당시 설치했던 '檀紀 4278. 8. 15 解放記念' 표지석의 마모가 심해 그 옆에 광복소나무 유래비를 세웠다. 또한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고희연을 개최하고, 둘레 석축 확장 공사를 진행했다.

올해는 국립산림과학원에 유전자를 보존하려고 DNA 추출과 복제 나무 접목까지 해뒀다. 그 밖에도 인근 지역에 태극기 달아주기 운동을 펼치고, 각 학교를 찾아 태극기체험 활동과 태극기 사진전시회, 대구찬가인 '능금꽃 피는 고향' 노래비 관리와 음악회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높이 6m, 뿌리 둘레 1.6m, 지하고 2.3m, 나무 폭 9m 크기인 광복소나무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둥글게 뻗어 아름다운 수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정면 좌측을 비롯해 두 곳에는 희귀하게 나뭇가지가 서로 붙어 하트 모양을 나타내고 있어 평화통일을 예언하는 듯하다.

광복소나무사랑모임 최주원 회장은 "소나무 한 그루가 상징하는 무언의 교훈을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나라 사랑과 지역 사랑의 마음을 물려주고 싶다"며 "대구시 기념물로 지정되어 대구 시티투어와 애국 애향의 현장 체험학습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평광동 일대는 첨백당, 효자 강순항 정려각, 신숭겸 장군 영각유허비, 팔공산 4올래 왕건길, 100년 전통의 사과단지 등 역사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다. 광복소나무 인근에 우리나라 최고 수령의 사과나무도 볼 수 있다. 광복소나무 관람은 연중무휴 무료로 가능하다. 자세한 안내는 010-5471-9679, 홈페이지 cafe.daum.net/chomolang/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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