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해공항 확장안 검증해 정부 결정의 허구성 밝혀야

입력 2016-06-28 20:15:28

영남권 신공항 무산과 관련, 대구시와 경북도가 김해공항 확장안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기로 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해공항 확장안의 허구성을 조사하고 규명함으로써 정부가 대구경북의 꿈과 열망을 저버리고 얼마나 편법적인 결정을 했는지 제대로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대구경북이 정부안에 대해 수용할지의 여부는 검증 결과에 따라 정하더라도 늦지 않다.

27일 대구상의 대강당에서 열린 '신공항 입지 결정에 따른 시도민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대구경북 미래발전 범시도민협의회'를 구성하고 산하에 '정부 용역 검증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정부 용역 검증위원회'는 이번에 정부의 신공항 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엔지니어링에 버금가는 공항 전문가 중심으로 꾸려진다고 하니 바람직한 결과를 기대해본다.

검증위원회가 할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10년 넘게 김해공항 확장이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가 갑자기 확장할 수 있고 소음과 안전도에 문제가 없다고 한 구체적인 근거다. 두 번째는 중장거리 노선과 항공화물기의 취항이 가능한 제2의 관문공항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한 증거다.

검증위원회가 이 두 가지 의문점을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규명할 수 있도록 지역의 힘과 지혜를 모아 지원해야 한다. 검증 결과를 손에 쥐어야만 대구경북이 정부안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새롭게 신공항 건설을 위한 싸움을 벌일지 결정할 수 있다. 정부와 싸우더라도 정확한 데이터와 근거를 갖고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정공법이다. 김해공항 확장안의 검증작업이 최선의 방책일 수 있는 만큼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온 정성을 쏟아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은 정부의 신공항 발표 이후 상당히 힘든 처지에 놓였다. 경남, 울산에 이어 부산까지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을 수용한다고 하니 대구경북은 외로운 처지가 됐다. 대구경북 사람이 '냄비 기질'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듣긴 하지만, 김해공항 확장안의 검증작업만큼은 어물쩍하고 대충 해서는 안된다. 신공항은 후세대를 위한 생존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면서 결의를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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