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해 신공항? 지역민 우롱이다

입력 2016-06-28 19:13:35

'영남권 신공항은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진행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지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김해공항은 K1 군사공항이라서 활주로가 짧다. 활주로 방향을 이리저리 틀어 보아도 돗대산, 신어산, 맥도강, 남해고속도로 등 장애물로 인하여 답이 나오지 않고, 또한 도시화가 가속되고 있는 김해 시민들의 소음 피해 때문에 새로운 공항 후보지를 선정하겠다고 한 것이 언제였던가? 그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이나 대체 방식에 대한 설명은 없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최적지다'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굳이 우리나라 인구 분포를 보거나, 기업체의 분포만 보아도 산업이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독일은 1990년 통일 후 26년 만에 동서 지역 격차를 10%대로 줄였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소득 격차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10년 전 우리나라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100년을 내다보며 신중하게 선정되어야 한다고 민심을 달래며 결정을 한 차례 미룬 후, 김해공항을 신공항으로 하겠으니 신공항 약속은 지켰다고 말하는 것은 조삼모사를 넘어 지역민을 우롱하는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최근 언론에 권영진 대구시장의 분루가 보도되었다. 과거 우리는 위천산업단지와 삼성자동차라는 큰 사업이 부산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었다. 가만히 있을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지역민의 단합된 행동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이는 지역 갈등을 조장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미 사업성이 없는 지역, 투자 비용뿐만 아니라 유지 보수 비용이 과다한 지역, 영남권 공항이 아니라 부산공항일 수밖에 없는 곳을 선택함으로써 국가의 미래가 수십 년 퇴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국가의 위기 때마다 나라를 살려낸 대구'경북민이 아니던가? 국채보상운동을 일으켜 일제로부터 경제 주권을 지키고자 했고, 4'19의거로 이어지는 2'28민주화운동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지역민이 아닌가. 이번에도 그러하다. 신공항 건설은 지역발전 사업이 아니라, 유사시 군사공항과 연계된 국가 안보의 문제이며, 수도권에 과밀'포화되어 있는 국가 경제를 도약시킬 신동력 사업의 문제이며, 지역과 국토 균형 발전의 전기가 될 사업이다,

이러한 중차대한 사업에 대하여 중앙정부의 결정에 묵묵히 따르기만 하는 것이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내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명백한 근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자. 선정에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다른 방식을 요구하여야 국가 경제 발전은 물론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한 올바른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이다.

이번에도 침묵한다면 국가산업단지 완공, 수성 의료복합단지, 창조경제혁신센터, 테크노폴리스, 검단들 개발, 동대구역세권 개발 사업 등 지역에 국비를 들여 진행해야 할 수많은 사업 또한 외부의 압력 또는 정치 논리에 휘둘려 무산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 이렇게 지역 발전이 소외되고 정부 투자사업의 후순위로만 밀린다면 앞으로 우리 지역 청년의 미래는 누가 보장해 줄 수 있겠는가?

김해 신공항 안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 권영진 시장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지금까지는 점잖게 기다렸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신공항 첨병 분대장 권영진 시장과 첨병 분대원인 대구시 관계자들에게 후방 지원은 우리에게 맡기고 분루를 닦고 앞장서 하늘길을 열어 달라고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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